만나면 한없이 편안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만나기 전부터 긴장되거나, 만날 생각만 해도 피곤해지는 사람이 있다. 일의 특성상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세상엔 정말 한 사람도 같은 사람이 없다.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사람이야말로 예측불허이다.
건강하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마음 문을 열었다가도 그 사람이 나의 속도와 다르게 마음속에 훅 들어와 버리면 나도 모르게 밀쳐내게 되는가 하면
충분히 친밀하다고 느끼다가도 어느 순간 낯선 사람처럼 너무나 멀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건강하고 원만한 관계를 가질 수 있을까? 친밀감을 오래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조심스럽게 들여다보면 한없이 친한 사람이던 조금 덜 친한 사람이던 별로 안 친한 사람이던 거리가 유지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친한지 안 친한지의 차이는 그 거리가 얼마만큼이냐에 달려 있다. 아무리 친해도 적당한 거리는 유지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 적당한 거리가 서로 합의되고 계속 유지될 때 건강한 관계도 유지된다는 것이다. 가령 한 사람은 10센티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는데 한 사람은 0센티와 2,30센티의 거리로 들락날락 할 때 관계는 불안정해진다.
거리두기를 들쭉날쭉하는 다양한 이유들이 있다. 자기의 이익을 위해 오락가락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또 자신의 기분에 따라, 자기만의 가치관에 따라 관계의 거리를 마음대로 오락가락 하는 사람들의 마음 한 켠엔 관계에 대한 욕심도 한 자리 하고 있다. 자기는 마음대로 거리를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면서 상대는 늘 한자리에 있기를 바라거나 상대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자기를 찾고 너그럽게 대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건강한 적정거리가 유지되는 사람은 친밀하지만 무례하지 않고 얼마든지 상대의 청을 받아줄 수도 거절할 수도 있고 마음껏 축하해주고 축복해줄 수 있고 헤어지는 순간 또 만나고 싶어진다. 신뢰가 쌓여가기에 때로 상대의 실수를 눈 감아 줄 수도 있고 때로 조언도 기꺼이 받아들이며 서로에게 날카로움을 거둘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믿을 수 있고 무엇보다 너그럽게 상대를 포용할 수 있다.
건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건강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건강한 거리를 가질 수 있다. 당신의 마음은 건강한가? 건강한 마음은 건강한 몸에서 비롯된다는 사실. 건강한 몸은 근육질 헬스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내 몸에 대한 건강한 인식이 있는지가 우선이다. 내가 힘들 때 나의 숨이 어떻게 변하는지, 내가 기쁠 때 나의 신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자신의 몸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한 한 사람, 한 사람이 만나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다. 관계에 대한 어려움이 있다면 먼저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해 몸의 상태를 체크해 보는 것은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