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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영 Sep 02. 2021

건강한 관계 건강한 거리


만나면 한없이 편안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만나기 전부터 긴장되거나, 만날 생각만 해도 피곤해지는 사람이 있다. 일의 특성상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세상엔 정말 한 사람도 같은 사람이 없다.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사람이야말로 예측불허이다. 

건강하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마음 문을 열었다가도 그 사람이 나의 속도와 다르게 마음속에 훅 들어와 버리면 나도 모르게 밀쳐내게 되는가 하면

충분히 친밀하다고 느끼다가도 어느 순간 낯선 사람처럼 너무나 멀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건강하고 원만한 관계를 가질 수 있을까? 친밀감을 오래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조심스럽게 들여다보면 한없이 친한 사람이던 조금 덜 친한 사람이던 별로 안 친한 사람이던 거리가 유지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친한지 안 친한지의 차이는 그 거리가 얼마만큼이냐에 달려 있다. 아무리 친해도 적당한 거리는 유지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 적당한 거리가 서로 합의되고 계속 유지될 때 건강한 관계도 유지된다는 것이다. 가령 한 사람은 10센티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는데 한 사람은 0센티와 2,30센티의 거리로 들락날락 할 때 관계는 불안정해진다. 

거리두기를 들쭉날쭉하는 다양한 이유들이 있다. 자기의 이익을 위해 오락가락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또 자신의 기분에 따라, 자기만의 가치관에 따라 관계의 거리를 마음대로 오락가락 하는 사람들의 마음 한 켠엔 관계에 대한 욕심도 한 자리 하고 있다. 자기는 마음대로 거리를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면서 상대는 늘 한자리에 있기를 바라거나 상대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자기를 찾고 너그럽게 대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건강한 적정거리가 유지되는 사람은 친밀하지만 무례하지 않고 얼마든지 상대의 청을 받아줄 수도 거절할 수도 있고 마음껏 축하해주고 축복해줄 수 있고 헤어지는 순간 또 만나고 싶어진다. 신뢰가 쌓여가기에 때로 상대의 실수를 눈 감아 줄 수도 있고 때로 조언도 기꺼이 받아들이며 서로에게 날카로움을 거둘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믿을 수 있고 무엇보다 너그럽게 상대를 포용할 수 있다. 

건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건강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건강한 거리를 가질 수 있다. 당신의 마음은 건강한가? 건강한 마음은 건강한 몸에서 비롯된다는 사실. 건강한 몸은 근육질 헬스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내 몸에 대한 건강한 인식이 있는지가 우선이다. 내가 힘들 때 나의 숨이 어떻게 변하는지, 내가 기쁠 때 나의 신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자신의 몸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한 한 사람, 한 사람이 만나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다. 관계에 대한 어려움이 있다면 먼저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해 몸의 상태를 체크해 보는 것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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