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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영 Sep 02. 2021

열등감, 욕망, 분노의 삼중주


스스로 높은 체 하는 사람들이 있다. 평소 언행이 존경받을만 하다면 아랫사람이 알아서 모셔줄텐데 그러지 않으니 이거해라, 저거해라, 이거 가져와라, 왜 이렇게 안해주냐 등등 자신을 스스로 높이느라 아랫사람을 쥐 잡듯한다. 하지만 조금만 거리를 두는 사람 앞에서는 그렇게 우아할수가 없다. 어디 그 뿐인가? 시기, 질투가 하늘을 찌른다. 누가 되었든 칭찬보다는 험담하기 일쑤이고 잘난체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지경이다. 이런 사람 밑바닥엔 자기자신에 대한 자부심 대신 풀어지지 않는 열등감이 자리하고 있다. 

열등감을 잘난체로 포장하고 온갖 욕망을 이루기위해 권모술수를 부리는 사람들은 대개 분노표현에 있어서도 절제가 없다. 분노의 대상은 자기보다 조금 못하다 하는 사람이면 누구든 상관없다. 누구든 가차없이 자기를 위한 소모품이 되어주어야 직성이 풀린다. 

SNS에 열등감 덩어리, 욕망 덩어리, 분노 덩어리 이 세 가지 부류의 사람이 존재한다고 글을 남겼더니 개인적으로 몇개의 답글이 왔다. 바로 자기 자신에게 이 세가지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누구에게나 이 세가지는 존재한다. 다만 어떻게 표출되느냐, 어떤 비중으로 존재하느냐에 따라 인격의 모양은 달라진다.

나 역시 이곳 저곳에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 더 춤을 잘 추었더라면 부터 시작해서 더 예뻤더라면까지 삶의 곳곳에서 나의 열등감과 마주한다. 열등감을 마주하는 방법으로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잘난척으로 덮을 수도 있지만 나는 그 대신 인정하는 방법을 택하려고 노력한다(택했다고 말하기에도 주저하게 될 정도로 나약하다). 나는 부족한 사람이다. 조물주에게서 창조된 인간은 부족할 수 밖에 없음을 시인한다. 그 중에서도 나는 더 부족한 사람임을 겸허히 받아들이려고 한다. 해서 너무 많은 것을 욕심내지 않으려 애쓴다. 너무 큰 욕망이 나를 덮지 않기를 늘 바란다. 내게 있는 욕망이 누구에게나 위로와 공감을 줄 수 있는 것 뿐이기를. 모두가 귀한 한 사람, 한 사람인데 행여 업신여기거나 이용하지 않기를. 칭찬과 감사가 아닌 험담으로 누군가를 깎아 내리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어쩌다 우쭐거릴 일이 생긴다고 해서 그것이 다 내 업적이라는 자만을 갖기 않기를 기도한다.

뻔히 보이는 자기의 욕망으로 별 근거도 없이 누군가를 깔아뭉개는 글을 보았다. 가장 공정해야 하는 글이 누구나 쉽게 영원히 볼 수 있는 장소에 거짓으로 가득 써져 있었다. 진심이 없는 열등감과 욕망, 분노로 가득했던 글. 이 조합의 날카로움이 어떻게 하면 따뜻해질 수 있을까? 이 셋으로 여기저기 난도질해대는 사람이 많을 수록 세상은 아름답지 못하다. 부디 많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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