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우리나라는 한자 死(죽을 사)와 음이 같아서 죽음을 나타내는 숫자 “4”의 사용을 꺼렸다. 이 때문에 옛날 건물에는 4층 대신 5층으로 표기하거나 영어 four의 첫 글자를 따와 F로 표기했었다. 병원 호실도 4가 없는 곳이 많으며 육군에는 4군단, 4사단이 없다.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 실용 위성 아리랑위성도 4호는 없다.
그런데... 딱히 여의치 않는다. 나에게 4는 꽤 매력적인 숫자다.
1. four = for
숫자 4는 영어로 four. 이는 “~를 위하여”라는 뜻인 for와 발음이 비슷하다. 위한다는 말, 참 매력적이다. 군인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우리는 꿈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너를 위해 이 선물을 준비했다. 더군다나 전치사로서 어떠한 목적이나 대상을 향해 다가가는 “for”. 이쁜 단어다.
for you , 그대를 위해. four you, 사유하다.
말장난 한 번 해봤다.
2. 가수 “위너”의 숫자
최애(최고로 애정 하는) 가수 위너는 원래 5인 체제였으나 멤버 한 명이 탈퇴한 이후 4인 체제로 바뀌며 4는 그들을 상징하는 숫자가 되었다. 엘범명에 four가 첫번째 이유에서 언급된 것처럼 발음이 비슷한 for를 활용해 중점적으로 언급있다. 게다가 엘범 발매일이 2017.04.04. / 2017.08.01./ 2018.04.04.였다. 제일 좋아하는 가수와 연관 있는 숫자라니 만족스럽다.
FATE NUMBER "FOR", OUR TWENTY "FOR", EVERYD"4"Y
3. 죽음이란 적을 더 가까이에
사람들이 숫자 4를 피하는 이유는 죽음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도 블로 장생의 꿈이 있었을 만큼 죽음은 기피의 대상이다. 마음에 안 든다. 피하지 말고 맞설 수 없나.
무엇보다 난 죽음에 무덤덤한 사람이 아니기에 두려움을 이겨내려는 의지가 있다. 어렸을 때 엄마한테 진지하게 죽기 싫다고 블로초를 구해달라 할 정도로 죽음을 무서워했다. 죽으면 내가 사라진다. 뭐 어디 학원이나 직장을 그만 뒤서 전산상의 기록이 사라지는 게 아닌 나라는 존재, 육신, 생각, 감각, 감정 모두가 사라진다. 영영 없어진다.
크다 보니 어릴 때의 공포감은 자연스레 사라졌지만 죽음이란 막연한 대상이다. 그나마 지금은 죽음을 생각하면 한번 뿐인 인생 좀 더 잘 살아보자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도 죽음에 좋은 감정을 느끼진 않는다. 친구는 가깝게 적은 더 가깝게라 했던가 그래서 4를 가까이 둔다.
개인적인 이유 외에도 굳이 4를 피할 필요가 없는 이유
야구의 4번 타자는 타율 좋고 홈런 잘 치는 에이스의 등번호다. 사계절, 사방위 등 4는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피타고라스 학파는 4를 신성한 숫자로 여겼다. 잎이 4개인 네잎클로버는 행운의 상징이다. 생각보다 4는 의미 있는 숫자이다.
많고 많은 숫자 중 4를 선택한 근본적인 이유에는 남들과 차별점을 두고 싶은 마음이 기저에 깔려있다. 모두가 피하는 숫자를 가까이 하려게 괜스래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