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함에 대한 경외심인가? 모르겠다. 그렇기엔 매주 등산이나 해수욕을 하진 않는다. 가끔 일상속에서 바라보는 푸른 숲이나 매일 변하는 구름들, 일출과 노을 그리고 가끔 사진 혹은 유튜브로 보게 되는 에메랄드 빛 바다, 오로라, 은하수가 그저 아름다울 뿐이다.
매일 다른 색으로 물들고 변칙적인 모양으로 조각되는 하늘, 아름답다.
좀 더 자세히는 환경오염에 관심이 많“았”다. 어렸을 적 지구 종말 시계가 몇 분밖에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충격이었다. 그렇다고 열렬한 환경운동가는 아니다. 남들보다 좀 더 이 분야에 눈길이 갈 뿐인 평범한 공대생이다.
쓰레기로 가득찬 해안가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마음속에 원대한 꿈은 하나 있다. 나중에 커서 음... 적당히 젊은 나이에 지구 환경에 좋은쪽으로 영향을 주는 사람이고 싶다
안타깝게도 현실에 순응해 고등학생 때 기계공학과를 자의 반 타의 반 선택했다. 그래도 환경이란 키워드가 고교생활의 주재료 역할을 했다. 기계공학과를 중심으로 어떤 특별한 요소로 나만의 대입 포트폴리오를 설계해 갈까 고민하다 본능적으로 환경을 택했는데 다른 것들보다는 더 관심 있고 실제로 그쪽 공부를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운 좋게 오히려 기계공학이라는 타이틀 뒤에서 환경에 관한 이야기를 마음껏 풀어낼 수 있었다.
고등학생 때 썼던 자기소개서에서 발췌한 문장들이다.
“이에 ‘인류 모두가 가장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지구 온난화 감축 활동’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친환경 엔진 혹은 효율이 개선된 엔진이 장착된 자동차를 탄다면 사람들은 그저 일상생활처럼 자동차를 타는 것만으로 지구 온난화 개선에 참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구 환경 개선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글쎄 지금은 환경을 이 정도까지 생각하는지 아니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슬프게도 정말 이대로면 내가 자연사하기 전에 지구가 자연사 할거 같다.
친환경 정책들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 복학할 때 환경 공학을 복수 전공해도 이 학문으로 실질적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기계나 전기처럼 일반적인 공학으로 가서 환경에 도움이 되는 걸 만드는 게 더 낫겠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고 지금도 그렇다. 오히려 과학이 아닌 정책이나 콘텐츠가 더 효과적인 해결책 아닐까? 책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을 읽으면서는 이 혼란이 더 커졌다.
잘 모르겠다.
“진짜 문제는 지금이 위기라는 걸 모른다는 거예요.”
“지구는 멸망할 거예요.”
“왜? 우리 인간은 오만하고 이기적이고 멍청하니까”
<<네이버 웹툰 홀리데이 2화 중>>
나는 오만하고 이기적이고 멍청한가? 이렇게 되지 않으려고 노력할까?
좋아하는 자연을 지키기 위해 해야하는걸 미루고
하고 싶은걸 하고 있는 난 이기적인건가?
어찌되었건 살면서 한 번은 환경을 위해 무언가를 해보는 사람이 되고싶다.
P.S
9월 휴가복귀 중 버스에서 멀미에도 불구하고 꾹 보게 만든 "최재천의 아마존"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