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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하그] 마우리츠호이스 미술관_1

진주귀걸이 소녀의 집

by Art Around

덴하그는 사실 우리에게는 헤이그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도시입니다. 보통 네덜란드를 여행할 때 굳이 헤이그를 가는 일은 잘 없는데,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꼭 방문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베르메르의 진주귀걸이 소녀가 바로 이곳에 있기 때문이죠.


덴하그는 암스테르담에서 약 한 시간 정도의 거리입니다. Mayritshuis 마우리츠호이스라는 미술관 이름은 이 집의 첫 번째 소유주였던 요한 마우리츠의 집이라는

뜻입니다.

이 미술관은 작은 규모에 비해서 베르메르, 렘브란트, 루벤스 등 네덜란드 미술사에 중요한 화가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베르메르의 진주귀걸이 소녀는 이 미술관의 상징적인 존재죠. 덴하그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로지 이 소녀의 얼굴을 보기 위해 이 미술관을 방문합니다.


베르메르는 소작을 주긴 했지만 농사와 여관업을 병행하며 많은 아이들을 양육했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작품을 남기지는 못했습니다. 살아생전 약 60여 점의 작품을 완성했다고 전해지며, 현재 베르메르의 진품으로 인정받는 작품은 약 32-34점 정도입니다. 작품의 수가 정확하지 않은 것은 아직도 진품 감정중인 작품이 있다는 뜻이겠죠.


진주귀걸이 소녀는 트로니(Tronie)라고 하는 바로크 시대 유행하던 스타일로 그려졌습니다. 트로니는 인물의 두상을 강조하는 초상화 형식인데, 화가의 평소 스타일인 세심한 배경의 표현 등이 없이 이 작품은 어두운 바탕에 인물의 비스듬한 옆모습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왼쪽 위에서 쏟아지는 빛과 그에 따른 귀걸이의 빛 맺힘, 그림자 등은 작가의 스타일 그대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소녀가 하고 있는 귀걸이와 머리의 천은 그 당시 무역이 활발하던 네덜란드에서 유행하던 물품들입니다.

마우리츠호이스에는 베르메르의 몇 점 안 되는 풍경화 중 한 점이 있습니다. 이 작품의 제목은 ‘델프트 풍경‘으로 구름 사이로 그림의 뒤편 건물로 떨어지는 빛이 인상적입니다. 강가를 걷고 있는 두 여인 중 한 명은 베르메르의 또 다른 작품인 ‘우유 따르는 하녀’ 속의 인물로 추정됩니다.

마우리츠호이스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인기 1, 2위를 다투는 작품 카렐 파브리티우스의 ‘금방울새(Goldfinch)’입니다. 카렐 파브리티우스는 네덜란드 황금기에 활발히 활동하던 작가 중 한 명이었습니다. 렘브란트의 중요한 제자 중 한 명이며, 이후 암스테르담에서 델프트로 이사하여 활동하던 중 작업실 근처의 화약고가 폭발하는 사고로 젊은 나이에 사망하였습니다. 화가의 작품 대부분도 그때 손실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카렐 파브리티우스는 착시를 이용하는 트롱푀유 기법을 즐겨 사용했었고 이 작품 역시 옷장과 같은 큰 화면에 장식과 착시를 주기 위해 그려졌던 일부였을 것으로 생각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금방울새는 르네상스 시절부터 그림 속에 자주 등장하던 소재이기도 했고, 실제로 사람들이 애완으로 많이 키우던 동물이기도 했습니다.

이 작품에서 파브리티우스는 두꺼운 질감과 아마도 붓의 손잡이를 이용한 스크래치를 통해 개성 있는 붓자국으로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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