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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하] 마르케스 데 리스칼

바스크 지방, 프랭크 게리의 또 다른 작품

by Art Around

미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프랭크 게리의 대표작이라 하면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빌바오에 있는 구겐하임 미술관일 것입니다. 그만큼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은 빌바오시에도 중요한 변환점을 만들어준 건물이었지만 프랭크 게리라는 건축가에게도 그못지 않은 중요성을 가진 프로젝트였습니다.


바스크 지방에는 프랭크 게리의 건물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빌바오에서 남쪽으로 약 한 시간 반 거리의 리오하에 있는 마르케스 데 리스칼 호텔입니다. 이전에 한 번 소개했었던 이시오스 와이너리와는 차로 약 10분 거리에 위치합니다.

마르케스 데 리스칼은 스페인에서 규모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큰 와이너리입니다. 빌바오 구겐하임이 완공된 후 프랭크 게리에게 호텔의 설계를 부탁했고 따라서 두 건물의 완공 시기에는 적지 않은 시간 차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육중하면서도 힘찬 느낌의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과는 달리 마르케스 데 리스칼 호텔은 좀 더 유연하며 가벼운 느낌을 가지는데, 이는 이후 나무와 유리를(특히 유리를) 극한으로 사용하여 지은 파리의 루이뷔통 재단 미술관으로 이어지는 듯한 흐름입니다. 은빛과 와인에서 영감을 얻은 듯한 보랏빛의 금속판이 마치 물결치듯 독특한 외관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마치 새벽에 리오하 지역의 땅에서 피어오르는 안개가 흘러가는 모습을 연상케 하기도 하네요.

금속 물결 지붕 아래에 있는 식당은 사방이 유리로 되어 오래된 엘시에고 마을 전체를 내려다보며 식사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럭셔리 스파와 피트니스, 라이브러리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방에서 바라보는 뷰에는 증축공사 중인 부분이 있지만 엘시에고 마을의 오래된 성당과 멀리 뒤로는 칸타브리아 산맥이 보입니다. 새벽에 찍은 이 사진에서는 새벽안개가 피어오르는 모습도 같이 보이네요. 좋은 와인이 나오는 지역에서 새벽안개는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일찍부터 더웠던 올해는 기분 탓인지 포도 열매도 같은 시기 작년보다 더 크고 단단하게 영근 것 같아요.

마르케스 데 리스칼의 상징적인 빨간색 문을 열고 들어가면 다양한 단계의 숙성 중인 와인들이 있습니다.

역시 빨간색의 메인 테마를 가진 샵에서는 와인 이외에도 여러 가지 와인과 관련된 물품과 식품들을 판매하고 있는데, 그중 마르케스 데 리스칼 와이너리의 또 다른 포도밭(주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는)이 있는 지역에서 생산하는 소금이 아주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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