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에밀 갈레의 정원

자연을 모티브로 삼은 아르 누보의 대가

by Art Around

히로시마 시모세 미술관에는 특별히 가꾼 정원이 있습니다. 정원의 이름은 아르누보의 대가인 ‘에밀 갈레의 정원’입니다.

버섯을 모티브로 한 유리 화병 | 에밀 갈레 作

아르누보는 19세기말 유럽에서 일어난 예술 사조입니다. 기계화, 산업화가 한참 진행되던 그때, 몇 세기를 이어온 장인 정신을 되살리고 기계가 만든 딱딱한 직선이 아닌, 신이 만든 자연의 곡선을 주로 사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전 시대의 장인들의 작업처럼 회화, 조각, 가구, 건축과 인테리어 등의 분야를 구분하지 않고 다방면에 적용된 것 또한 아르누보의 특징입니다.

자연의 곡선을 지향하는 것에 더해 실질적으로 식물 모티브를 많이 사용했던 아르누보는 그 당시 유럽에 유행했던 일본풍의 디자인에서 많은 영감을 받기도 했는데, 그 때문인지 유독 일본에 아르누보 컬렉션이 많은 편입니다. 시모세 미술관 역시 에밀 갈레를 중심으로 한 훌륭한 아르누보 컬렉션을 갖추고 있고, 미술관의 특징적인 물 위에 떠 있는 전시관의 색상들 역시 에밀 갈레의 작품들에서 영감을 받은 것들입니다.

시모세 미술관의 에밀 갈레 정원은 에밀 갈레의 작품 속에 있는 식물들과, 그 작품들에서 영감을 받은 색상을 구성하는 식물들로 섬세하게 조성되어 있습니다.

올리브 나무가 자랄 정도로 온화한 기후 덕분에 다양한 식물군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겨울에도 겨울 벚꽃을 비롯하여 서로 다른 색상의 꽃들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갈대와 함께 비교적 성마른 듯한 겨울 풍경 속에 보이는 연한 연둣빛과 꽃들은 한참 식물들이 물이 오르는 초여름의 정원과는 또 다른 느낌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합니다.

겨울의 수양버들은 어떤 모습일지 짐작하지 못했는데, 마치 봄의 수양버들처럼 청순함을 가지고 있네요. 시모세 미술관의 특징적인 유리 벽에 비친 반대편의 미야지마와 세토내해의 모습이 정원과 어우러져 아름답습니다.

생긴 지 아직 3년이 채 되지 않은 시모세 미술관의 정원은, 아직도 완성되어 가고 있는 중입니다. 식물들은 저마다 적응하고 자리 잡기 위해 열심히 자라고 있습니다. 작년에 왔을 때와 올해 왔을 때 정원의 얼굴이 다르네요. 내년의 모습이 더욱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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