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시마] 신미술관

나오시마 안, 안도 타다오의 10번째 프로젝트

by Art Around

2025년 5월, 예술의 섬으로 유명한 나오시마에 새로운 미술관이 오픈했습니다. 바로 ‘나오시마 신미술관’입니다.

나오시마 신미술관은 2022년 오픈한 밸리 갤러리에 이어 나오시마 안에 오픈한 안도 타다오의 10번째 프로젝트이며, 장소특정적 미술품들이 주를 이루는 나오시마의 미술관들 중에서는 특이하게도 기획전을 중심으로 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물론 기획전이라 해도 관람객들이 멀리서 찾아와야 하는 섬의 특성상 전시 기간은 꽤 깁니다.

이미 너무 완벽하게 구성된 나오시마 안에 새로운 미술관을 지을만한 곳이 있었을까? 가 오랫동안 저의 궁금증이었는데, 미술관은 이에 프로젝트의 미나미데라를 보러 가기 위해 항상 차를 세우던 주차장 옆의 작은 길로 올라간 곳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 작은 길의 입구를 향하며 여느 이에 프로젝트 사이즈보다 조금 더 큰 작은 미술관이겠지 생각하며 길을 올랐는데, 가파른 길을 꽤 올라가야 하며 미술관의 규모는 호텔룸을 제외한 베네세 하우스 미술관보다도 큰, 섬에서 가장 큰 규모로 느껴질 정도로 컸습니다.

꽤 가파른 길을 올라가서 위치한 신미술관은 1층에서 지하 1층, 지하 2층으로 내려가며 관람하는 구조이고 나오시마의 다른 미술관들과는 다르게 카페가 한산한 편입니다(굉장히 중요한 포인트!). 게다가 비탈길을 한참 올라온 만큼 멋있는 풍광을 자랑하기도 합니다. 만약 나오시마에서 조금 여유 있게 커피 한 잔을 하고 싶다면 바로 여기밖에 없다는 느낌도 드네요. 다른 미술관 카페들은 너무 붐비고, 길가의 카페들은 너무 작거나 너무 자주 문을 닫으니까요.

지금 보니 카페에서 보는 뷰를 찍은 사진은 없네요. 다만 카페 안을 찍은 사진은 위의 사진이 한 장 있습니다. 작품이 걸려 있어서요. 카페 벽에 걸린 작품은 N.S. 하르샤라는 작가의 ‘행복한 결혼생활’이라는 제목의 작품입니다.

미술관에는 개관전으로 총 12인의 아시아 작가들이 참여한 ‘원점에서 미래로‘라는 제목의 전시가 진행 중입니다. 베네세 하우스 미술관이나 지중미술관의 작품들처럼 장소특정적 작품들은 아니지만 이 전시의 작품들 대부분이 과거에서 미래로 연결되는 고리들에 중점을 둔 작품들입니다.

한국인 서도호의 작품은 어린 시절 작가가 많은 이사를 겼으며 살았던 집의 모습들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살았던 집이 결국 고향이라는 생각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 화려한 컨테이너 박스는 일본 작가의 작품입니다. 한창 도쿄의 구석구석이 재개발되던 시기에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는 그 추억을 컨테이너 안에 담았습니다.

안에 들어가 보시면 새롭게 깔린 아스팔트 길이 성인 머리정도 높이에 재현되어 있고 그 밑에는 온갖 부서진 콘크리트 건물의 잔해와 버려진 물건들이 깔려 있는 모습입니다. 지금 우리가 걷고 있는 롯폰기, 오모테산도힐즈, 등등 도쿄의 화려하고 예쁜 구역들 밑에는 다 이렇게 오래된 철거된 도시의 흔적이 있겠죠.

무라카미 타카시의 작품은 이미 너무 유명합니다. 무라카미 타카시의 작품은 사실 일본 전통화에 나오는 요괴들의 모습을 현대적이고, 일본의 특징적인 캐릭터화로 변형한 것입니다.

마지막 작품은 화약 작업들로 유명한 차이궈창의 작품입니다. Head On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차이궈창이 베를린 개인전을 위해 준비했던 작품으로, 늑대들이 두려움 없이 유리로 된 벽을 넘기 위해 돌진하는 모습을 묘사했습니다. 유리 벽은 베를린 장벽과 같은 높이로 제작했는데, 저렇게 낮은 벽이 독일의 동과 서를 나누고 있었다니 분단은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정서적인 것이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됩니다.

이 늑대들은 무리 지어 벽을 향해 용감하게 돌진하고, 이미 떨어졌던 늑대들은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가 다시 돌진하는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는데 놀랍게도 작품의 끝에 가서 보면 단 한 마리의 늑대도 이 벽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차이, 정서적 차이와 차별을 표현한 것일까요? 마지막에 너무 놀랍고도 두려우면서도 슬픔을 느끼게 되는 것 같은 작품입니다. 다시 도전하는 늑대들 때문에 더욱더요.


이외에 사진 촬영이 불가한 작품들도 몇 점 있습니다. 나오시마까지 가는 것이 어렵지만, 전시가 바뀌기 전에 꼭 한 번 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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