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비통 X 현대미술 콜라보 | 박서보 등 세계적 현대미술 작가 참여
명품과 미술품 사이에는 서로 공유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장인과 작가의 정신, 철학과 역사, 비전이 녹아있다는 점, 자신만의 색과 인사이트, 창의성을 가진다는 점, 세월이 흘러도 가치가 변치 않거나, 심지어 더욱 그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점까지...
명품 브랜드와 미술품의 만남에는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습니다.
오늘의 [아트 한입]에서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루이 비통(Louis Vuitton)과
현대미술작품이 함께 선보인 다양한 시도를 만나보겠습니다!
| 벌써 네 번째입니다.
루이 비통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가죽 가방 '카퓌신(Capucines)'은 루이비통의 원조 메종이 위치한 'Neuve-des-Capucines'의 이름을 땄습니다. 루이비통의 과도기였던 2013년 가을 컬렉션으로 처음 출시되었으며, 출시 당시 루이비통에서 가장 비싼 가격을 형성하기도 했습니다. 카퓌신은 사다리꼴의 바디와 원호 형태의 핸들로 깔끔하고 미니멀한 디자인 덕분에 무엇이든 담아낼 수 있는 캔버스가 되었습니다.
2019년부터 루이비통은 4년째 매년 새롭게 6인의 현대미술을 이끄는 다양한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함께 아티카퓌신(ArtyCapucines)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루이비통이 6인의 작가의 작품을 재해석하여 디자인한 아티카퓌신 컬렉션은 200개 한정판 에디션으로 출시되어, 각각 1부터 200까지의 숫자가 매겨집니다.
한국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작가는 한국 작가 중 최초로 루이 비통 아티카퓌신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박서보 작가의 대표작 <묘법(描法, Ecriture)> 시리즈는 1960년대 후반, '그림이란 화면에 생각을 채우는 장이 아닌 비워내는 마당'이라는 사유로부터 시작했습니다. 박서보는 수행을 하듯 선을 긋고, 밀어내고, 그 위에 한지를 바르는 과정을 반복하여, 화면에 세로의 고랑을 형성합니다. 2022년 아티카퓌신 컬렉션에서는 <묘법> 시리즈 중 붉은색의 2016년 작품의 특징과 디테일을 살린 디자인을 선보였습니다.
현재까지 루이비통과 함께한 현대미술작가는 우르스 피셔(Urs Fischer), 케네디 얀코(Kennedy Yanko),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 다니엘 뷔랑(Daniel Buren), 피터 마리노(Peter Marino), 아멜리 베르트랑(Amélie Bertrand) 그리고 박서보 등입니다.
프랑스 작가 아멜리 베르트랑은 여름밤의 분위기에서 영감을 받아 빛을 흡수해서 다시 방출하는(인광성; phosphorescent) 최초의 '야광' 카퓌신을 선보였으며, 프랑스의 개념주의 미술가 다니엘 뷔랑은 양면 트롱프뢰유(Trompe l'oeil) 디자인에 흑백의 세로 줄무늬 패턴을 4개 색상으로 변주해 선보였습니다. 우고 론디노네는 '광대'와 '무지개'를 차용하여, 다채로운 색상의 할리퀸(harlequin) 패턴에 총 14,000개의 비즈를 수놓았습니다. 케네디 얀코는 그가 상징적으로 사용하는 소재를 3D 프린팅으로 아티카퓌신에 반영했습니다. 피터 마리노는 중세시대의 클래식한 잠금장치를 적용하여 아티카퓌신을 재해석했습니다.
지난 2022년 10월 19일부터 23일까지 '파리 플러스 파 아트바젤 (Paris+ par Art Basel)'에서 최초로 역대 아티카퓌신 컬렉션을 한자리에 선보였습니다. 같은 해 11월, 루이 비통 메종 서울(Louis Vuitton Masion Seoul)에서도 "루이 비통 아티카퓌신 프레젠테이션(Louis Vuitton ArtyCapucines Presentation)"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 루이비통과 야요이 쿠사마가 11년 만에 재회했습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명품 거리인 5번가(5th avenue)에서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며 많은 사랑을 받은 광경입니다.
세계적인 전위예술가 야요이 쿠사마(Yayoi Kusama, b.1929-)가 루이 비통 매장의 쇼윈도 속에서 그의 대표작 시리즈인 <Pumpkin>을 머리에 쓰고, 붓으로 오색 물방울무늬를 그려 넣고 있습니다. 야요이 쿠사마의 실물에 가까운 로봇은 얼핏 보면, 진짜 사람 같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뉴욕 외에도 서울, 런던, 파리, 도쿄 등 전 세계 루이비통의 쇼윈도와 매장에는 야요이 쿠사마의 물방울무늬가 가득했습니다. 이 풍경은 SNS를 통해서도 많은 관심을 받으며 인기를 끌었죠.
사실, 이번 루이비통과 쿠사마 야요이의 만남은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2012년 한 차례의 콜라보레이션 이후, 11년 만의 재회였는데요.
일본의 설치미술가이자 조각가, 전위예술가인 야요이 쿠사마는 어린 시절부터 강박증과 정신질환에서 기인한 환각 증세에 시달렸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호박이 그에게 말을 걸었고, 집안 온실에 들어갔을 때는 온갖 꽃들이 그에게 대화를 건넸다고 합니다. 그리고 빨간 꽃무늬 식탁보를 보고 눈을 감았다 뜨면 테이블과 바닥, 천장까지 그 무늬가 퍼져 작가의 몸까지 뒤덮어 육체가 사라지는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야요이 쿠사마는 강박과 환영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정신질환을 예술로 승화시켜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대담하고도 파격적인 양식을 구축하며 세계 미술시장에서 현대미술을 이끄는 전설로 불리고 있습니다.
쿠사마 야요이의 평생의 예술적 모티프가 된 도트를 중심으로 그의 예술 세계가 반영된 루이 비통 모노그램 이클립스(monogram eclipse) 지갑, 머니클립, '알마 BB'를 비롯한 다양한 가방, 의류, 슈즈 등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 한국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건축물입니다.
루이 비통을 설명하는 주요 철학은 '여행 예술(Art of Travel)'입니다. 루이 비통은 1854년 실용성과 우아함이 조화를 이룬 트렁크를 선보이며, 160여 년의 역사를 시작했습니다. '여행 예술'의 가치를 표현해 온 루이 비통은 세계인이 주목하는 도시 '서울'을 여행 예술의 종착역으로 삼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개 중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루이 비통 메종 서울 4층의 전시 공간인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Espace Louis Vuitton Seoul)'에서 진행되는 문화 전시입니다. 루이 비통 메종은 2019년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Frank Ghery)가 수원화성과 동래학춤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한 건물입니다. 이곳에서는 루이 비통 재단 컬렉션 소장품을 선보이는 "미술관 벽 너머(Hors-les-murs)"를 통해 앤디 워홀(Andy Warhol),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 등 세계적인 거장의 작품을 무료 전시해 왔습니다.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은 6월 30일부터 9월 17일까지 신비의 아이콘, 미국 출신의 신디 셔먼(Cindy Sherman)의 대표작을 만나볼 수 있는 <온 스테이지 - 파트 II(On Stage - Part II)>를 "미술관 벽 너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선보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과 함께 청담동 일대의 송은, 탕 컨템포러리 아트, 글래드스톤 갤러리, 페로탕, 쾨닉 서울 등 미술관과 갤러리 산책 어떨까요?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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