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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얀 Jun 13. 2019

요즘 엄마들이 더 힘들지

[육아툰] 엄마의 사랑 곱하기 64화



꼬맹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은 가정 어린이집이라 아파트 1층에 있다. 집과 어린이집이 걸어서 10분 거리라 꼬맹이를 유모차에 태워 등원시키고 하원 할 때도 유모차를 이용한다. 퇴근할 때 혼자 남아있을 확률이 높은 꼬맹이에게 최대한 빨리 가고 싶기에 등원할 때 가져간 유모차를 어린이집 근처에 주차해 놓는다. 


그런데 유모차 둘 공간이 마땅치 않다. 아파트 1층에 101호 어린이집만 있지만 엘리베이터를 타는 주민들이 이동할 때마다 걸리적거리므로 1층에 유모차를 두어서는 안 된다. 한 두대는 괜찮을 수 있지만 네다섯 대가 동시에 주차되어 있으면 유모차를 삐집고 엘리베이터를 타야 하므로 주민들 입장에서 매우 불편하다. 그래서 늘 유모차를 들고 계단을 올라가 1.5층의 복도 라인에 놓는다.  


한 번은 무거운 유모차를 들고 계단에서 내려오기가 버거워 ‘흐아아~'끙끙 앓는 소리를 냈는데, 1층에 서 계신 어르신이 ‘1층 공간 많이 비는데 여기에다 놓지. 뭐 계단까지 올라가 유모차를 놨어?’라고 물어보셨다. 

‘엘리베이터 이용하는 분들이 유모차 주차되어 있으면 불편하다고 하셔서 1층에 놓지 않아요.’라고 대답했더니, 혀를 차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피이~ 요즘은 인정이 없다니까. 애들 키우는 엄마들이 얼마나 힘든데 이런 것도 이해 못해? 애는 혼자 봐요?’ 


‘네에. 시댁과 친정에 손 벌릴 형편이 아니라서요. 아이가 순해서 괜찮아요.' 

‘요즘 엄마들이 더 힘들지. 옛날에는 동네에서 다 키웠다고. 서로 잘 아니까 아이 같이 키우고 엄마는 아이 맡기고 잠깐 어디 갈 수 있었는데... 요즘은 돌보미 거시기. 아이 시간당 봐주는 뭐 그런 서비스 이용한다며? 돈 내고...' 


낯선 어르신이 젊은 엄마에게 다가와 건넨 말은 육아를 경험한 분의 진심 어린 위로이자 힘을 내라는 토닥임. 인터넷상의 공감과 차원이 다른 진한 공감이었다. 공감은 마음도 세상도 따뜻하게 한다. 공감을 나누면 아픔도 슬픔도 희미해진다. 무너진 마음을 솟아나게 하는 공감의 힘은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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