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툰] 엄마의 사랑 곱하기 79화
29개월 꼬맹이는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이고 한시도 쉬지 않고 재잘거린다. 너무 큰 소리로 말해서 목이 쉬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이다. 잠들기 전까지 구르고 뛰고 점프하고 춤추고 노래하고 책도 보다가 그림을 그리고 주방놀이를 하다가 갑자기 연기를 한다.
"엄마. 의사 선생님 될래요.", "공룡아. 아~해봐.", "옳지.", "이빨이 썩었어. 내가 도와줄게.", "충치 세균이다.", "내가 치료해줄게. 기다려." 공룡 인형을 가지고 오더니 칫솔을 들고 공룡의 이빨을 구석구석 닦는다.
한참을 잘 놀다가 마음이 바뀌었는지, 소방차 놀이로 업종이 변경된다. 막대기를 귀에 대고 다리를 동동 구르며 "어떡해요. 어떡해요. 불이 났어요." 갑자기 입을 가리고 '콜록콜록'거리며 "구해주세요. 불이 났어요." 그리고 연달아 "띠옹 띠옹, 구급차 출동.", "용감한 소방차도 출동."을 크게 외치며 구급차와 소방차 장난감을 급하게 가져와 구출작전을 펼친다. 걱정스러운 표정이 압권이다. 꼬맹이의 상황극에 웃겨서 쓰러진다. 언어능력이 놀라울 정도로 발전해서 그런지 몰라도 단어 선택이 아주 찰지다.
주어에 붙는 조사의 연결이 매끄럽지 않아 '선생님이가 까까 줬어요.', '달님이가 안 보여요.', '햇님이가 집에 갔어요.'라고 혀짧은 소리로 말할 때는 너무 귀엽다.
저녁 10시가 넘어 불도 껐는데 허공에 대고 '종알종알'대는 국보급 체력과 놀다 보면 허리가 휘청인다. 꼬맹이가 혼자 잘 놀고 있으면 한쪽에서 꾸벅꾸벅 졸 때도 많다. 저질 체력을 가진 엄마 아빠는 꼬맹이가 잠들 때까지 전지훈련을 하는 기분이다. 육아는 힘들지만 지금 힘들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걸 생각하면 주어진 시간에 감사할 자세가 생긴다. 꼬맹이의 성장은 감동이고 꼬맹이의 혀 짧은 소리는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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