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툰] 엄마의 사랑 곱하기 80화
엄마. 차가 안돼요.
그래요. 엄마가 도와줄게요.
아니야. 내가 할 거야.
그래요. 스스로 해봐요.
(물건 던지며)자동차가 고장 났어. 으아아 앙~
(한참 지켜보다가) 엄마가 도와줄까요?
(울먹이며) 혼자 할 거예요. 싫어.
그러면 엄마 필요할 때 불러요.
큰 소리로 짜증내고 우는 아이를 방에 놔두고 나와버렸다.
엄마를 따라 나오며 "자동차가~~ 흐아앙~흐어엉~ 엄마. 보고 싶어~ 엄마. 엄마아. 자동차 고쳐~흐아앙~허어 어엉." 슬프게 울며 마음을 전달하려는 아이에게 "울지 말고 말해요. 울면 엄마가 못 알아들어요."라고 말한 뒤 고장 난 자동차가 있는 방으로 다시 들어갔다.
"자동차 고쳐줄 테니까 기다려봐요."
자동차를 손으로 집는 순간. 자기가 고친다면서 또 울기 시작.
불만족스러운 상황을 울음으로 해소하면 마음이 가라앉을까 싶어
놔두고 밖으로 나왔다.
밖에 있는 엄마를 따라오며 계속 우는 꼬맹이.
"원하는 게 뭐예요? 원하는 걸 이야기하면 돼요."라고 말하며
다시 아이와 함께 방으로 들어갔는데,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순간 난 크게 "울지 마! 계속 울 거야?"라고 소리쳤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꼬맹이랑 같이 있으면 화가 날 것 같아 다시 밖으로 나와 버렸다.
도와주면 뭐라 그러고, 안 도와주면 도와달라 그러고. 나보고 어쩌라고...
부엌에 나가 저녁거리를 준비하며 평정심을 찾으려고 하는데
계속되는 울음소리. "흐어엉~ 엄마. 보고 싶어. 엄마아~"
꼬맹이는 흐느끼는 목소리로 나에게 다가와 다리를 붙든 채 "안아주세요~"라고 말했다.
엄마한테 화냈으니까 "미안합니다." 하세요.
"미안합니다."
꼬맹이는 날카로워진 엄마의 눈이 부드러워지는 것을 확인하고 품에 꼬옥 안겼다.
엉덩이와 어깨를 쓸어내리며 "울면서 말하면 엄마가 못 알아들어요.
다음부터는 울지 말고 말해요. 이제는 울 필요가 없어요. 엄마 말 알아듣지요?"
"네-"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는 꼬맹이)
그 후 잠시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안아줬는데 아이의 어깨가 들썩거리고 머리가 점점 내려갔다. 졸린 눈으로 얼굴을 비비는 아이를 안고 침실로 데려가 눕혔더니 금세 잠에 빠졌다. 막무가내로 고집부리는 아이가 아니라 오늘의 상황이 이상했는데 알고 보니 이유가 있었다. 장난감이 잘 작동되지 않은 상황이 불만족스럽고, 그것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좌절감과 더 놀고 싶은데 졸린 상황이 겹쳐 신경질과 울음으로 폭발한 것이다.
아이의 졸린 상태를 눈치챘다면 "졸려서 짜증 났구나. 졸린데 더 놀고 싶어서 운 거구나."라고 말했을 텐데... 난 이미 아이에게 화를 냈고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다. 지혜로운 엄마가 되기란 너무 어렵다. 회사일도 연차에 따라 경력이 높아지면 내공이 생기는데, 엄마도 해가 넘어갈 때마다 좀 더 나아질까?
잠든 꼬맹이의 얼굴은 작은 숨소리만큼이나 고요하다. 이렇게 이쁜 아이에게 왜 소리를 쳤을까!
꼬맹이가 망가트린 장난감을 고치며 속삭이듯 조용하게 말한다.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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