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AL 큐레이션-6] 한국 추상미술 작품집 모음

<김환기전>이 마음에 들었다면 봐야 할 한국 추상미술 도서들

현재 호암미술관에서 김환기 회고전 <한 점 하늘>이 전시 중입니다. 전시 후기들을 찾아보다 갑자기 김환기 작가에 빠져 한국 추상미술작들을 찾아보게 됐어요. 그래서 오늘은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오브 더 거장 네 분의 작품집들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쨘-오늘의 주인공들을 만나보시죠

IMG_5459.jpg?type=w966
output_1175348084.jpg?type=w966
IMG_5503.jpg?type=w966
IMG_5537.jpg?type=w966
(왼쪽 위부터) 김환기,장욱진,유영국,박서보




1.김환기 1913-1974

현대카드 아트라이브러리에 있는 김환기 작가에 대한 도서들 중에서도 마로니에북스에서 출판한 이 도서만큼 그의 작품들과 수필, 미술계 인사들이 작품에 대해 설명한 글들을 총망라한 도서는 없습니다.


국제적으로 부지런히 활동했던 김환기 작가의 작품은 크게 뉴욕 활동 전후로 나뉩니다. 뉴욕 이전의 작품들이 사물의 형태를 알아볼 수 있는 구상의 영역이라면, 뉴욕 이후는 추상의 영역에 해당합니다. 아래 작품 사진들을 보면 무슨 말인지 와닿으실 텐데요, 첫 번째 줄의 세 작품 속에선 항아리, 집, 인물 등을 알아볼 수 있는 반면, 그 밑의 작품들은 점과 선으로 이루어져 무엇을 그린 건지 상상의 여지가 있습니다.


작가의 초기작들도 고즈넉한 아름다움이 있지만, 그의 대표작인 점묘화들에선 웅장함과 무한함이 느껴져요. 수많은 점들이 모여 이러한 감상을 일으킬 수 있다니,,이런 게 예술의 매력 아닐까요. 김환기라는 작가에 대해 얘기하자면 너무 게시글이 길어질 것 같아서 설명은 이만 마치겠습니다. 귀찮아서가 아닙니다


IMG_5431.jpg?type=w966
IMG_5432.jpg?type=w966
SE-1ee5e934-5c0b-413f-a723-02d1526607ed.jpg?type=w966
뉴욕 이전 구상미술
IMG_5442.jpg?type=w966
IMG_5449.jpg?type=w966
IMG_5446.jpg?type=w966
IMG_5451.jpg?type=w966
뉴욕 이후 추상미술


김환기 작가는 작품 활동만큼이나 일기도 많이 쓰셨는데요, 덕분에 그가 어떤 생각과 마음가짐으로 작업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은근 재밌었어요.

IMG_5453.jpg?type=w966
IMG_5455.jpg?type=w966
IMG_5457.jpg?type=w966
김환기 작가 수필




2.장욱진1917-1990

장욱진 작가만큼 줏대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요. 화풍상에 변화가 있을지언정 꾸준히 작품의 초·중·후기의 모든 시기에 반복적인 소재들(나무, 집, 가족, 까치, 소, 달, 산 등)이 등장합니다. 아이가 그린 듯한 동심이 느껴지지만 실제 아이들은 저렇게 그리지 않는 거 아시죠ㅎ제 친구는 이걸 관념적 아동미술이라고 하더라고요ㅋㅋㅋ 장욱진 작가는 일상 속 소박한 소재들을 대담한 구도로 표현했으며, 후기로 갈수록 다양한 색감들을 사용하며 작업했습니다. 생생한 색감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작가의 후기작들이 더 취향에 맞았습니다.


함께 수록된 작가의 일기를 보면 그는 스스로를 심플하다고 정의 내렸는데요, 그 말마따나 심플하게 그림과 술을 즐기는 삶을 사셨더랍니다. 한적한 덕소의 작업실에서 동화적이고 이상적인 세계를 그려냈을 작가를 상상하면 하고 싶은 걸 원 없이 하는 삶도 나쁘지 않아 보이더라구요. 생계를 책임지셨던 아내분은 고생하셨겠지만요,,


IMG_5468.jpg?type=w966
IMG_5470.jpg?type=w966
IMG_5472.jpg?type=w966
IMG_5482.jpg?type=w966
IMG_5476.jpg?type=w966
IMG_5483.jpg?type=w966


헐 갑자기 장욱진 작가 아내분이 궁금해져서 검색해 봤더니 작년 8월에 별세하셨네요. 작가가 먼저 떠나고 난 뒤에도 장욱진미술재단을 설립해 활동하시며 일생을 화가 장욱진과 가족을 위해 헌신하셨다고 합니다. "내가 불교 공부로 마음을 다스리지 않았으면 어찌 되었을지를 나도 모르겠다"라고 회고록에 적으셨을 정도로(ㅠㅠㅠㅠ) 지난했다고 해요. 리터럴리 보살 아내,,그림밖에 모르는 외골수 예술가와 뼈 빠지게 일하며 뒷바라지하는 배우자(아내). 어딘가 익숙한 그림이지 않나요. 물론 그렇게 탄생한 작품들은 너무나 아름답지만요.




3.유영국1916-2002

유영국 작가,,좀 특이합니다. 보통 예술가라고 하면 위의 장욱진 작가 같은 가난한 외골수 예술가를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유영국 작가는 사업으로 먼저 성공하고 돈을 번 다음 예술가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산을 주제로 삼은 것은 일본에서 미술학교를 마치고 머무르다가 돌아와서였지···김환기는 한국적인 것을 해야 한다고···이규상은 미로의 영향을 받아···그럼 나는 뭘 해야 할 것인가 생각 끝에 오래 계속할 수 있는 주제는 산이라고 작정하고 그 길로 들어섰지"


책에 수록된 작가의 말대로 작가는 작정하고 ''을 그렸습니다. 위의 말대로라면 현 시장에 대한 케이스스터디를 한 뒤, 하나의 주제를 정한 다음 작정하고 파고들어 자신의 것으로 만든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이제 '산' 하면 유영국 작가가 떠오르도록요. 사업을 먼저 성공시켰다는 얘기를 들어서인지 사업가 마인드 같다고 여겨진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오로지 사업적인 이유로만 산을 택한 것은 아니지만요. 작가에게 산이라는 주제가 어째서 그렇게 매력적이었는지는 책을 통해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그럼 작품을 감상해 보실까요?!

IMG_5488.jpg?type=w966
IMG_5501.jpg?type=w966
IMG_5494.jpg?type=w966
IMG_5500.jpg?type=w966
IMG_5497.jpg?type=w966
IMG_5498.jpg?type=w966




4.박서보1931-

오늘 소개한 작가들 중 유일하게 살아계신 거장입니다. 박서보 작가님 제가 정말 존경하고, 아끼고, 애정하고, 동경하고, 어쩌고,, 합니다. Tmi지만 제가 다니는 절의 큰스님이랑 비슷하게 생기셨거든요?ㅋㅋㅋ 근데 마침 우연적이게도 작가님이 불교의 비워내는 마음가짐으로 작업하신답니다.


비워내는 수행은 단색화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입니다. 단색화는 한국 미술사의 중요한 사조 중 하나인데요, 단순히 한 가지의 색(혹은 비슷한 색)만을 사용한 작품을 뜻하는 말이 아닙니다. 단색화 작가들은 정신성에 주목하여 색채의 사용을 절제해 감정의 분출을 억제하고,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마치 구도자가 수행을 하듯 작업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인지 전 작품에서 극도의 고요함을 느꼈습니다. 시끄러운 세상보다 가끔 제 마음이 더 시끄럽다 느껴질 때가 있는데, 그때 박서보 작가의 작품을 보면 그 진가가 발휘되는 것 같아요.


또한 박서보 작가는 자연의 색감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하시는데, 이 도서에선 작가가 영감받은 자연과 작품을 나란히 보여주고 있어서 더욱 심미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입니다. 현대카드 아트라이브러리에서 한 권의 도서를 고르라면 전 이 도서를 고르고 싶을 만큼 마음에 드는 도서입니다.


IMG_5510.jpg?type=w966
IMG_5513.jpg?type=w966
IMG_5520.jpg?type=w966
IMG_5524.jpg?type=w966
IMG_5527.jpg?type=w966
IMG_5528.jpg?type=w966
8C452087-C72E-4E64-91CB-9C2464C116E6.jpg?type=w966
1D1B4663-C3DF-4ED0-9220-97D55153EF52.jpg?type=w966




위의 거장들이 활동했던 시기엔 시대의 흐름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옛것을 다시 들추어내기보단 서구의 새로운 시조에 빨리 적응하여 그 흐름에 동참하는 것이 한국의 미술을 세계화하는 지름길이라고 믿었던 시대의 흐름 속에서 작가들은 본인만의 한국성을 찾았습니다. 유학도 갔다 오고 세계의 무대에서 활동한 작가들이니만큼 한국적인 것이 더 경쟁력 있음을 잘 깨달았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전 이것이 예술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분야이던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잘 살리고 또 잘하는 것. 그것이 바로 세계로 나아가는 길 아닐까요.




도서 목록

-'Kim WhanKi 김환기 1913-1974', 마로니에북스

-'Jang Uc Chin 장욱진 1917-1990', 마로니에북스

-'Yoo Youngkuk 유영국 1916-2002', 마로니에북스

-'PARK SEO-BO: Ecriture', Rosa Maria Falvo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