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T Vol.20"
불안한 현실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며, 그 끝을 알 수 없는 상황은 마치 희망 고문처럼 우리들의 활동을 점점 위축시켜나가고 있다.
평범한 일상은 더 이상 평범하지 않다. 많은 공연장들 역시 강화된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지키며 무대에 공연을 올려 나가고 있다. 하지만 위기에 대처하는 댄스인의 능력은 언제나 생명력을 춤에서 더 가까이 찾게 하듯, 자신들의 춤 의식을 확인하는 무대 활동에 의미를 둔다. 지난 7월 공연에 이어 두 번째로 노원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시립노원청소년센터가 주관하며 노원구청과 푸른 나무 재단이 후원하는‘B-On Top (BOT) Vol.20’이 시립노원청소년센터 5층 강당에서 무관중으로 열렸다.
이번 ‘B-On Top (BOT) Vol.20’공연는 지난 7월 공연 진행과 마찬가지로 코로나 19 확산 우려로 인해 무관중으로 진행되면서 관객과 소통하고 호흡하는 전통적인 공연 모습의 실종에 대한 아쉬움은 사실 떨쳐 낼 수가 없었다. 하지만 ‘B-On Top (BOT) Vol.20’도 지난 공연처럼 노원문화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중계되는 화면으로 현장에 함께하지 못한 지인, 관람객들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게 전달하였다. 또한 별도로 기록된 영상 자료 내용은 차후에 시청이 가능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B-On Top (BOT) Vol.20’ 공연에 참여한 비보이&비걸 댄스인은 자신들의 춤의 생명력을 잇고,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열악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열정을 품고 대중의 관심과 호응을 이끌기 위해 더욱 긍정적인 춤의 에너지를 모은 듯 보였다. 기존의 춤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최선을 다한 자신의 개인 기량으로 선보이며 무관중에도 열띤 댄스 배틀씬을 펼쳤다. 비보이 춤 움직임에 완급을 조절하고 차별화된 댄스인의 춤적 다양한 구성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디제이의 음악과 춤의 조합이 능숙하게 융합되었다.
코로나 19 상황 속에서 영상이 아닌 실제 댄스인들의 춤추는 움직임을 본다는 것, 공연 현장과 실시간으로 소통한다는 것은 기기를 거쳐 송출된 영상으로 보는 라이브 공연과 분명 달랐다. 댄스인들의 춤의 전체는 그 감흥이 배가 되는 것을 벗어난, 더 확장된 작업에서 눈여겨 볼만한 것이었다.
“오리지널(Original)” 그 말의 의미가 담은 뜻은 전통성, 그리고 그 사람의 것, 본질을 벗어나지 않은 정체성을 지닌 것을 “오리지널”이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비보이 스트릿 댄스 장르는 독창적이고 자기만의 색깔이 확실하다. 그렇게 스트릿 댄스의 기반으로 성장해오면서 끝없이 세계 무대에 선보여지며 관객의 뜨거운 반응과 사랑을 얻었다. 이날 비보이&비걸은 비보이 춤이라는 고유한 가치와 힘을 재구성함으로써 ‘B-On Top (BOT) Vol.20’ 공연의 “오리지널” 흔적을 덧씌웠다.
관객이 없는 공연장에서 공연을 진행하는 포맷이 점점 익숙해져가고 있다. 이러한 포맷의 공연들이 앞으로 새로운 공연문화로 자리 잡게 될 수도 있다는 어색한 이야기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관객이 밀접하게 함께 하는 것이 행복한 공연이었다.
그 자체 공연의 본질은 다른 무언가에 의해 대체될 수 없는, “오리지널” 이 존재하는 것으로서 지금, 여기에 현존하는 댄스인의 몸에 생명력으로 기여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