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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 신 Sep 15. 2021

춤 속으로 걸어 들어가 볼까?

전주비보이그랑프리


ⓒ 퍼블릭 댄스 매거진ㆍ『Public Dance Magazine Edition Page』 All rights reserved.

틈틈이 자기 정체성을 찾고 싶은 이유가 '삶'뿐만 아니라 '업'에도 스며 있다. 질문에 대한 답은 늘 명쾌하지 않기에 '댄서가 된 존재가 아니라, 댄서가 되어 가는 존재'임을 상기한다. 그래서 댄스인들은 자문을 구체화시키며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진다. 춤에 얽힌 환경 속에서 춤을 추고자 하는 댄스인들은 주어진 환경이 어떠한 것이건 그 틈 속에 춤이 자리 잡을 자리를 마련한다.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ㆍ전주비보이그랑프리 이벤트 현장: PhotographerㆍJK HIP HOP 『퍼블릭 댄스 매거진』

지금 서 있는 자리의 존재적 의미의 불안함과 춤을 추고 있다는 감정 충만함의 대립과 갈등 속에 댄서라는 존재의 불안은 다시 춤으로 불안을 삼켰다가 고통스러움을 견디며 춤을 무대 위에 올린다. 그러한 힘의 근원지는 무엇으로 존재의 원동력을 얻게 하는 것일까? 춤으로 인연을 맺고 춤이 기회가 되어 춤으로 희망을 일구어내는 과정 속에 비로소 댄스인들은 존재 의미의 원동력을 얻게 되고, 춤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나침반 방향을 잡게 되는 듯하다. 그리고 그러한 나침반 방향을 댄스적 발전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확장된 경로 속에서 새로이 공연예술과 시각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것에 충실하려 한다.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ㆍ전주비보이그랑프리 이벤트 현장: PhotographerㆍJK HIP HOP 『퍼블릭 댄스 매거진』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ㆍ전주비보이그랑프리 이벤트 현장: PhotographerㆍJK HIP HOP 『퍼블릭 댄스 매거진』

코로나 팬데믹은 여전히 마침표를 찍지 않았고 집단면역은 앞으로도 성사되기 힘들지도 모른다.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가 생겨나서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팬데믹 상황에 처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여전히 전 세계 문화산업 시장이 정상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2021년 열네 번째를 맞이한 전주 비보이 그랑프리가 지난 5월 29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화려하게 펼쳐졌다. 코로나 19 여파로 인해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전환하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온라인 관객 100여 명을 모집해 실시간 화상 관람을 진행하는 등, 대회를 직접 관람할 수 없는 시민들에게 현장감과 열기를 전할 수 있도록 힘썼다.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ㆍ전주비보이그랑프리 이벤트 현장: PhotographerㆍJK HIP HOP 『퍼블릭 댄스 매거진』

문화예술의 일상 회복을 모토로 시행에 올리게 된 전주 비보이 그랑프리 대회는 전북 전주시가 주최하고 전주시 홍보대사 '라스트포원'이 주관하여 열리게 되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재난 상황에서 엄청난 추진력과 존재감의 움직임을 드러낸 전북 전주시 문화예술시장의 정상화를 위한 노력과 헌신으로 극명히 보인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유명 비보이 크루 8개 팀, 60명이 참가한 이날 대회에서는 축적된 경험과 실력을 겸비한 심사위원 구성으로 1세대 비보이부터 현역까지 모두 6명이 맡았다. 사전에 30여 개 비보이팀의 공연 영상을 심사해 이 중에서 가장 기량이 뛰어난 8팀이 본선 무대에서 맞붙는 방식으로 진행됨으로써 전주 비보이 그랑프리 대회 이야기를 풀어내었다.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ㆍ전주비보이그랑프리 이벤트 현장: PhotographerㆍJK HIP HOP 『퍼블릭 댄스 매거진』

두 그룹으로 나뉜 팀 배틀의 치열한 춤의 향연, 그 가운데 MC SNIPA(박재민)와 DU LOCK(두락)의 진심을 담고 있는 외침의 소리는 손에 잡고 있는 마이크로 스며들어 같이 무대 위에 힘을 쏟고 있는 DJ WRECKS(최재화)의 올곧은 디제잉에 감정 구체성을 부여한다. 힙합 음악이 품고 있는 리듬 소리에 얹은 춤, 기교와 담백함으로 춤을 추는 비보이들의 춤 동작에서 가슴에 품고 있는 각자만의 불안 감정을 풀어 헤치는 섬세한 모습이 드러나 보였다.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ㆍ전주비보이그랑프리 이벤트 현장: PhotographerㆍJK HIP HOP 『퍼블릭 댄스 매거진』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ㆍ전주비보이그랑프리 이벤트 현장: PhotographerㆍJK HIP HOP 『퍼블릭 댄스 매거진』

춤이 말하고자 하는 춤을 춘다는 것을 배경으로 춤과 어우러진 비트박스 아시아 챔피언인 잭팟(JACKPOT)과 국내 걸스힙합 최강자 레이디 바운스(LADYBOUNCE), 그리고 락 앤 롤 크루(LOCK 'N' LOL CREW)의 게스트 쇼케이스는 대회의 메시지 조화를 이루는 것에 더욱 좋았다.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ㆍ전주비보이그랑프리 이벤트 현장: PhotographerㆍJK HIP HOP 『퍼블릭 댄스 매거진』

이날 펼쳐진 전주 비보이 그랑프리 대회에서는 플로우 엑셀(FLOWXL)이 화려한 퍼포먼스로 1위에 올라 상금 1000만 원과 트로피, 상패를 수상했다. 2등은 ‘리버스 크루(RIVERS CREW)’로 상금 400만 원과 상패가, 3등인 겜블러크루(GAMBLERZ CREW)와 원웨이 크루(ONEWAY CREW)에게는 상금 200만 원과 상패가 수여됐다. 코로나 팬데믹 사태를 겪으며 그 종류와 깊이는 천차만별 다르고 모두 조금씩 상처들을 입었다.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ㆍ전주비보이그랑프리 이벤트 현장: PhotographerㆍJK HIP HOP 『퍼블릭 댄스 매거진』

그러나 상처는 고정된 상태로 치유를 기다리는 고통의 자리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아직은 제한적이지만 춤추는 이들은 춤을 추기 위한 뿌리를 확장해나가며 누구도 제지할 수 없는 방법으로 춤 세계를 그려나가고 있다. 물론 변이 바이러스 문제 등 사회적 회복을 방해하는 예측 불가능한 요소가 도래해져 있지만, 지금 전북 전주시의 모습은 공연예술계의 희망적이다.

ⓒ 퍼블릭 댄스 매거진ㆍ『Public Dance Magazine Edition Page』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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