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k-pop’, ‘k-국악’, ‘k-흥’ 등의 단어가 곳곳에서 사용된다. 여기에서 ‘k’는 주로 ‘한국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그렇다면 ‘한국적’이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는 판소리 <수궁가>의 일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 편곡하여 새로운 흥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판소리를 인용했다는 이유로 이 음악이 ‘한국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방탄소년단의 <Dynamite>나 <Butter>의 가사는 모두 영어로 되어 있으며, 음악에 있어서도 한국의 전통적인 선율과는 거리가 있다. 단지 한국인이 이 노래를 불렀다는 이유로, 이 음악이 ‘한국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위에서 이날치와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예로 들었지만, 이와 관계없이 두 그룹은 매우 훌륭한 뮤지션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나의 정체성, 내 음악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한국적’이라는 키워드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대한 힌트를 얻기 위해 이들을 예로 들었을 뿐이다.
이른바 ‘퓨전 음악’. 다양한 장르의 요소와 스타일이 융합된 음악이다. 이 단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각 장르를 구분하는 개념이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는 여러 장르 간의 경계를 만들고, 그 틀 안에서 모든 음악을 이해하려고 할 수도 있다. 때로는 장르의 구분 없이, 다양한 음악의 요소를 ‘작품’이라는 하나의 음식을 완성하기 위한 ‘재료’로 생각할 수 있지는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