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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지영 Apr 11. 2023

2000개 영상을 만든 이후

‘나’라는 사람을 세상에 알리자 누군가가 나를 찾아왔다

2018년 2월 8일, 스물여섯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고 있던 나는 한 플랫폼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약 5년 동안 내 모습을 담은 간단한 영상을 꾸준히 올렸다. 처음에는 그냥 재미있어서 영상을 만들었고,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초기에는 영상을 많게는 하루에 다섯 개 이상, 적게는 한 달에 10개 이상 올렸다. 콘텐츠를 만드는 동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지금까지 약 2000개의 영상을 제작했다. 동영상으로 인해서 4만 2천여 명의 팔로워가 생기고, 20만 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비록 다른 크리에이터들에 비해 많은 수의 팔로워는 아니지만, 내게는 한 분 한 분이 모두 소중하다. 그들은 특출 난 점이 없는 지극히 평범한 나에게 새 숨을 불어주었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지지해 주는 사람들도 생겼다. 한국을 포함해 일본, 러시아, 베트남, 터키,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의 팬이 생겼다. 영어를 잘하지 않지만,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가끔 라이브 방송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가 많았지만, 가끔은 그림을 그리거나 모바일 게임을 같이했다. 21년도에 그 플랫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던 크리에이터들의 기획사인 MCN(Multi Channel Network) 소속사 대표님의 러브콜로 크리에이터로서 계약을 맺었다.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었지만, 덕분에 설레는 마음으로 다른 세계에서 새로운 경험을 했다.


사람들 앞에 잘 나서지 않는 성향이라 주로 혼자 촬영했는데, 소속사에 들어가서 다른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촬영할 기회도 생겼다. 평범한 일반인이지만 협찬과 광고도 해보고, 의류 및 패션 관련 브랜드 이벤트에서 모델로 선발되기도 했다. 22년도에는 파트너 크리에이터로 선정되어 좀 더 많은 활동을 했다. 감사한 일들의 연속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TV를 잘 안 보는 나에게 트렌드를 접할 수 있는 소통의 창구도 되어주었다.


사실 나의 강점을 살려서 새로운 일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에 MCN 대표님과 다짐하고 소속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다른 일을 하면서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기는 쉽지 않았다. 틈틈이 시간을 내서 무언가 기획하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내용을 공유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대표님께는 죄송하지만, 지친 체력으로 집에 돌아오면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날이 많았다. 일주일에 두 개의 영상을 겨우 올린 적도 손에 꼽으니 말이다. 하지만 앞으로 나를 브랜딩하는 시도는 계속할 것이다.


세상을 혼자 살아갈 수는 없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받기도 하는 것이 삶이라 느꼈다. 빠르게 흘러가는 현대사회에서 가만히 있으면 존재감이 없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사회에 나온 이후에는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세상이 멈춰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내가 아무 일도 벌이지 않는데, 무슨 이벤트가 생기길 바라는 것은 욕심이었다.


내가 나를 알리지 않으면 묻혀버리기 쉬운 세상이다.


SNS가 발달한 요즘에는 나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 더 많은 기회를 만들고 싶다면, 고민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알려보자. 어떤 방식이든지 나를 알리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내가 좀 더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도전할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 기회는 주변에서 올 수도 있지만, 외부에서 우연히 찾아올 수도 있다. 다양한 일을 해서 경험의 폭이 넓어지면, 하고 싶은 것을 좀 더 빨리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오는 법이다. 당장 내일 지구 반대편에서 당신을 찾는 연락이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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