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0403 _ 소격동의 달 >
긴 마음을 한마디의 단어로 말하고 싶을 때 시를 쓴다.
오랜 마음을 도저히 한 단어로 말할 수 없을 때 소설을 쓴다.
스치는 마음을 잡아두고 싶을 때 수필을 쓴다.
잡아둔 마음을 흘려보내고 싶을 때 일기를 쓰고 편지를 쓴다.
그렇게 나는 시인이 되고 소설가가 되고 수필가가 되고 내가 된다.
내가, 필요한 건 시간이 아니라 평화
내게, 필요한 건 평화가 아니라 시련
내가, 필요한 건 감정이 아니라 질감
내게, 필요한 건 질감이 아니라 형태
나만 들을 수 있는 침묵
나만 느낄 수 있는 고요
나만 알 수 있는 은밀함
나만 볼 수 있는 그릇들
나만이 가질 수 있는 그, 무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