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째가 되기 싫었지만
일곱째가 되어 버렸습니다

by EUNJIN



전대를 찬 마흔여섯의 그녀는 마흔여섯의 나이에 일곱째 아이를 배었다.

장사를 접고 서둘러 병원으로 갔고, 일곱 번째 생겨났던 아이는 결국 일곱째가 되지 못한 채 잊혀졌다.


몸빼를 입은 마흔일곱의 그녀는 마흔일곱의 나이에 생리가 사라졌다.

생리가 사라진 지 일곱 달쯤 되었을 때, 그 사라진 생리는 생명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낳을 수 없을 것 같았지만 버릴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것은 아이의 생명이기도 했지만 그녀 자신의 생명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전 해에 사라진 일곱 째는 돌아갈 곳을 찾지 못해 또 다른 일곱째로 찾아왔을까.


마흔여덟의 그녀는 난생처음으로 병원 분만실에 누워있었다.

차가운 분만대 위에는 뜨거운 가슴을 가진 여인이 있고,

더 뜨거운 자궁 속에는 어쩔 줄 모르는 생명이 있었다.

아직 겨울이 흥건히 묻어 있는 계절이었다.


일곱 째가 되어버린 아이에게는 두 개의 이름이 생겼다.

차가운 이름 하나, 뜨거운 이름 하나

차가운 이름은 종이에 새기고 뜨거운 이름은 입으로 흘렀다.


마흔여덟의 그녀에게서는 젖이 나오지 않았다.

여섯 명이 쪽쪽 빨아먹고 간 젖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아이는 열여섯 개의 눈동자를 올려다보며 젖 대신 분유를 먹었다.

꼴깍꼴깍 끔뻑끔뻑 꼴깍꼴깍 끔뻑끔뻑


쉰넷의 남자는 자전차 뒤에 사과 궤짝을 묶었다.

폐 타이어를 길게 잘라 만든 끈으로 단단히도 묶었다.

아이를 궤짝 안에 싣고 덜커덩거리는 자전차를 몰았다.

낮이고 밤이고 달렸다.

이 장(場) 저 장(場)을 누볐다.


그것이 아이가 유일하게 들은 남자의 사랑이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쌍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