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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Blue-Chip Art Market

공급 과잉 속 바이어 중심으로 재편되는 블루칩 아트 시장

by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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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블루칩 아트 시장은 최근 10여 년 중 가장 강력한 바이어 중심의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공급 과잉으로 인해 협상력이 구매자에게 넘어가면서, 셀러와 바이어 사이에는 뚜렷한 가격 괴리가 형성되었다. 셀러들은 여전히 2021–22년의 고점을 기준으로 삼지만, 바이어들은 2024–25년 수준을 현실적인 기준으로 인식해 평균 10–25%의 협상 차이가 발생한다. 특히 디스트레스 매물은 최대 50%까지 할인되며 시장의 긴장을 보여주고 있다.


경매 시장은 급격히 위축된 반면 프라이빗 세일은 오히려 강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기준 1,000만 달러 이상 고가 작품의 경매 매출은 45% 감소했지만, Sotheby’s 프라이빗 세일은 17%, Christie’s는 41% 증가했다. 이는 셀러가 익명성과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고, 바이어가 독점적 접근과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프라이빗 세일이 점차 주요 거래 창구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 세그먼트별로는 양극화가 뚜렷하다. 바스키아와 워홀 같은 컨템포러리 메가스타는 여전히 안정적이지만, 마리아 베리오 같은 초현대 작가는 2022년 대비 71% 하락하며 급락세를 기록했다. 인상파와 모던 부문에서는 모네, 마티스, 피카소 등이 희소성과 뮤지엄 퀄리티 작품 수요 덕분에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올드 마스터 부문은 걸작에 한해 강세를 보인다. 특히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같은 여성 작가의 재평가가 두드러진다. 워홀, 쿠사마, 피카소, 모네 등 블루칩 아이콘은 Artprice100 지수의 약 20%를 차지하며 시장 안정성을 지탱하고 있다.


한편 1,500만 달러 이상의 초고가 작품에 대한 경쟁은 오히려 심화되었고, 온라인 비딩 역시 급증했다. 크리스티의 경우 2025년 상반기 입찰의 80%가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디지털화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신규 컬렉터 유입도 활발한데, 딜러 매출의 38%가 신규 고객에게서 발생했고 아시아에서는 밀레니얼과 Z세대가 컬렉터 비중의 44%, 미국에서는 26%를 차지하며 세대 교체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시장은 전체적으로 보수적이고 가격 중심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략적으로 바이어는 적극적인 협상에 나서야 한다. 10–50%까지 할인이 가능한 환경에서 최고 퀄리티 작품에 집중하고, 디지털 툴을 활용한 철저한 리서치가 필수적이다. 셀러는 2021년 고점이 아닌 최근 벤치마크 기준으로 가격을 설정하고 프라이빗 세일을 우선시해야 하며, 충분한 provenance와 전시 이력을 제시해야 한다. 양측 모두 공동 소유나 loan-to-own 같은 창의적 구조를 고려하고, 협상을 대립이 아닌 협업으로 접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결국 2025년 블루칩 아트 시장은 공급 과잉과 가격 괴리 속에서 전형적인 바이어스 마켓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워홀, 피카소, 모네 같은 블루칩 아이콘은 여전히 시장 안정성을 지키고 있으며, 초현대 작가와 중간급 작가들은 극심한 변동성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시장을 규정할 핵심 키워드는 품질, 가격 현실화, 프라이빗 세일, 그리고 세대 교체이다.


#블루칩 #미술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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