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달되지 않는 미술계의 흐름,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한 시도
나는 미술계를 업으로 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술계의 흐름을 꾸준히 파악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음을 절감한다. 관심이 있어도 스스로 찾아보지 않으면 안 되고, 설령 찾아냈다 해도 그것을 이해하고 연결짓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된다. 갤러리, 미술관, 경매시장 등 각기 다른 시스템들이 철저히 분리되어 있어 하나의 ‘미술 생태계’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 현실 앞에서 나는 혼자서라도 공부를 해보기로 했다. 내가 궁금한 정보만이라도 스스로 모아서 정리해보자는 마음으로, 일종의 ‘뉴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애초에는 사적인 정리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 작업은 나 개인의 문제를 넘어선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단지 정보가 없어서가 아니라, 정보가 연결되지 않고, 전달되지 않고, 기록되지 않는다는 사실. 그 공백이야말로 한국 미술계의 구조적 문제라는 자각이 들었다.
해외 미술 뉴스는 상대적으로 구조와 규모 면에서 안정적이다. 물론 지나치게 거시적이거나, 우리 현실과 동떨어진 경우도 많다. 그러나 시장 리포트, 경매 데이터, 작가 동향 등은 비교적 신뢰할 수 있는 기준과 객관적 지표 위에 놓여 있다. 정리와 선별의 수고는 필요하겠지만, 최소한의 ‘기반’은 마련되어 있다는 말이다.
반면 국내 미술 뉴스는 그보다 훨씬 어렵다. 콘텐츠는 산발적이고, 정보 간의 연결은 존재하지 않는다. 보도자료에 가까운 뉴스들은 형식적으로 반복되며, 실질적인 전달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그것마저도 불규칙적이고, 카테고리나 플랫폼도 부재하다. 작가, 전시, 비평, 시장이라는 기본 구성요소조차 하나의 체계로 묶이지 못하고, 공공기관의 보도자료나 사적 SNS 평가로 대체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관된 언어도, 시선도, 독자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미술 뉴스가 마주한 본질적인 문제는 점점 선명해진다. 뉴스의 대상은 누구인가? 종사자인가, 일반 대중인가? 그조차 불분명하다. 뉴스의 언어는 열려 있지 않다. 전달보다는 선언에 가깝고, 권위적인 진술로 느껴질 때가 많다. 플랫폼은 부재하고, 오히려 아트 웹매거진이나 패션 중심 미디어가 동시대 트렌드를 더 잘 보여준다. 콘텐츠의 가치 기준은 시대를 반영하지 못하며, 전문가 집단 내부에서만 맴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누가’, ‘왜’, ‘어떻게’ 정보를 전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 없이 콘텐츠가 만들어진다. 지금의 미술 뉴스는 그 자체로 무방비 상태다.
그렇기에 나는 ‘아트’라는 단어의 무게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 안에는 작가도, 시장도, 제도도, 교육도, 비평도 모두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 구성요소를 하나로 묶어주는 미디어는 없다. 그래서 나는 묻고 싶다. 예술의 흐름을 누가 기록하고, 누가 정리하며, 누가 전달하고 있는가. 그리고 지금의 뉴스는 과연 시대의 맥락을 읽을 수 있는가.
나는 전문 뉴스 제작자가 아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대에 아트라는 단어가 너무 많은 것을 담고 있으면서도 정작 어떤 흐름도 공유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그래서 뉴스 형태로라도 아트의 움직임을 기록해두고 싶었다. 뉴스의 형식을 빌렸지만, 사실 이건 나 자신의 공부이자 기록이고, 동시에 동시대 미술을 읽고자 하는 최소한의 실천이다. 이 흐름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누군가에게는, 이 또한 하나의 연결 고리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