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이 되기 전, 태도가 되는 것
나는 말을 하는 편이다. 그리고 스스로 생각해도, 말로 의사를 전하는 데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쪽에 가깝다. 글로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논지가 또렷해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글을 잘 쓰는 것과, 소리로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도 하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요즘 같은 시대에 분명 큰 장점이 된다. 누군가에게 자신을 설명하고, 설득하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일이 기본이 된 시대에서 이 능력은 꽤나 귀한 자산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귀한 능력이 때로는 가장 먼저 나를 해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말을 잘한다는 것에 대해 자주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이제는, 그 말을 정말 꼭 해야 하는 순간인가를 함께 고민하게 된다.
말은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분명 큰 힘을 발휘한다. 같은 상황에서도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그리고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국면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만약 그 어려운 상황이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것을 모면하기 위해, 사과하고 정리하기보다 누군가에게 책임을 덮어씌우거나, 상황의 흐름을 지나치게 왜곡해버린다면, 말의 능력은 더 이상 해결이 아니라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낸다.
말을 잘하게 된다는 것은, 단순히 나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결국 타인과 어떻게 연결될 것인가에 대한 기준에 더 가깝다. 혼자만 남은 세상에서 말을 잘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래서 나는 요즘, 말을 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지금 이 말을 왜 해야 하는지, 그리고 왜 하필 이 타이밍이어야 하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