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속의 악마
중세시대에 악마의 소리라고 불렸던 음절이 있다. 중세시대 기준으로 굉장한 불협화와 이질적인 소리로 중세인은 이 음정을 '디아볼리스 인 무지카(Diabolus in Musica)' 즉 음악 속의 악마라고 불렀다.
'증4도(솔라시도#)'라고도 불리는 이 음정의 특징은 도부터 도, 즉 한 옥타브를 2등분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듣는 가요, 고전음악, 낭만음악, 즉 조성 음악은 사실 위계질서가 있는 음악으로 모든 화음이 동등한 힘을 가지고 있지 않다. 곧 특정 화음으로 가려는 성질이 있는 음악이며 그러한 성질이 음악을 더 역동적이게 만들고 그 목표지점의 화음들이 더 큰 힘을 갖는 위계질서의 음악이다.
이러한 이유는 도레미파솔라시도 즉 음계에서 각 음간의 간격이 이미 균일하지 않다는 점에 있는데, 그렇다면 모든 음의 거리가 동일하면 모든 음간의 간격이 같이 때문에 모든 음이 동등한 힘을 가지고 있고 그로 인해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또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모호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조성음악 체계에는 없는 모호함이 이상야릇한 분위기와 몽환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것, 기존의 규칙이 아닌 일탈이창조로 이어지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