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디다 화퍼 Candida Hofer는 인간과의 연관성을 통해 존재하고 특징 지워지는 공간을 다루는데 인간을 배제시킨 건축물을 주제로 작품을 만들고, 촬영된 장소와 시기로 제목을 붙여 목록화하는데 그녀의 사진을 "부재의 건축"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공간은 인간의 존재를 통해 의미를 갖는데 그것을 잘 보여주기 위해 오히려 인간을 배재시킨다.
도서관, 오페라, 궁전 등의 인간의 문화 활동이 이루어지고 또 그 문화활동의 산물로 존재하는 공간에 인물이 부재한 것으로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주면서 이 모든 것을 만들어낸 주체이자 그 속을 걸어 다니는 인간의 존재를 의미심장하게 연상시킨다. 역설적이지만, 원초적인 고요함, 순수함, 장엄함이 느껴지는 이상적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창조해내고 사용하는 주체인 인간은 화면에서 사라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