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필터 버블과 에코 챔버]

by 김도형


필터 버블은 알고리즘이 사용자의 취향에 맞춰 특정 정보만 제공하는 현상으로, 구글, 유튜브, SNS의 맞춤형 추천 시스템이 강화되면서 다양한 정보를 접할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에코 챔버는 비슷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끼리만 소통하며 반대 의견을 배척하는 현상이다. 특정 커뮤니티나 SNS 그룹, 폐쇄적인 토론 문화 속에서 기존 신념이 더욱 강화되며, 때로는 극단화될 위험이 커진다.


이 두 가지 현상은 모두 현대 사회에서 알고리즘이 가져온 부작용에 가깝다. 마치 눈을 가린 경주마처럼, 사람들은 자신의 시야에 들어오는 정보에만 집중하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만 교류하면서 반대 의견을 받아들일 여유를 잃어간다. 나는 이러한 현상이 결국 사회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생각한다.


예술계에서도 이런 현상은 형태만 다를 뿐, 동일하게 존재한다. 각 예술 분야는 자신만의 정보와 인프라를 중심으로 구축되며, 대부분의 관계도 같은 분야나 유사 직종 내에서 형성된다. 이런 환경에서는 시간이 지나도 자신의 분야 외에는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해 보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예술이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고 사회와 소통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지만, 정작 다른 분야와의 교류나 통섭적 사고를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알고리즘이 만들어내는 강력한 도파민 중독 효과를 생각하면, 우리는 이를 단순히 문제로 인식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과거에는 권력과 정보의 흐름이 보다 눈에 보이는 방식으로 작동했다면, 이제는 마치 삼투압처럼 우리 삶 깊숙이 스며들어 우리의 사고를 은밀하게 조정하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스스로가 이러한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나는 보다 정제된 필터링과 건강한 에코 시스템이 형성되길 바란다. 맹목적인 정보 소비가 아니라, 균형 잡힌 사고와 열린 대화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기술 속에서 길을 잃지 않는 방법일 것이다.


#필터버블 #에코챔버

다운로드.jpe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아무도 확신을 가지지 못하지만, 확신을 바라는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