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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작가상]

by 김도형

올해의 작가상 전시는 항상 압도적인 양의 정보를 한꺼번에 받아들이는 느낌이 들어, 전시장을 나설 때면 온 기운이 빠진 듯한 기분이 들곤 했다. 특히, 작업 하나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체력이 부족한데, 영상 작품의 내용과 퀄리티가 워낙 뛰어나면서도 길이가 길다 보니, 부끄럽게도 매번 모든 영상을 다 보지 못했다. 이번에는 그런 경험을 줄이기 위해, 전시를 보기 전 미리 영상들을 보고 작가들을 공부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우선, 올해의 작가상 후보로 선정된 작가들은 그 자격이 충분하다. 작가 개인으로서 이미 주목받을 가치가 있고, 수많은 사람들의 추천을 거쳐 후보에 오른 만큼, 그 과정 자체로도 의미가 깊다. 하지만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인터뷰 내용을 하나하나 찬찬히 들여다보면 왜 이 작가가 주목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작가 스스로 풀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언제나 좋은 작가의 기준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명확히 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작가의 작업 서사(Biography)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기에는 작가가 이 작업을 하게 된 이유, 다루는 주제, 이를 풀어내는 방식, 매체와 표현 방식을 선택한 이유, 그리고 작업의 특징과 향후 계획까지 모두 담겨 있다.


올해의 작가상 후보에 오른 모든 작가들은 이 네 가지 요소를 매우 자연스럽게 조화시키고 있었으며, 작품을 통해 세상에 던지고자 하는 화두를 명확한 논리와 타당성으로 제시하고 있었다. 덕분에, 작품을 보기 전부터 이미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경험을 했다. 나는 많은 작가들이 이 인터뷰 영상을 봤으면 한다. 물론 편집과 구성상의 조정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한 작가가 세상에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되는지,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풀어내는 방법론적인 접근을 참고하고 배울 수 있길 바란다.


결국, 명분이 타당하다면 작업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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