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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시그널을 꿈꾸지만, ‘나는 솔로’가 인기인 이유]

대중성과 현실의 관계

by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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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술자리에서 자연스럽게 ‘하트시그널’과 ‘나는 솔로’ 이야기가 나왔다. 요즘 연애 프로그램이 우리의 일상 속에서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만큼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하고 결혼이라는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일이 그리 쉽지 않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연애라는 주제를 떠나, 이 두 프로그램은 성격과 타겟이 완전히 다르다. ‘하트시그널’은 훈남훈녀들이 등장해 세련된 언어와 외모, 스타일을 선보이는 하이엔드 연애 프로그램이라면, ‘나는 솔로’는 마치 내 옆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나 지인이 출연한 듯한 친근함이 느껴지는 프로그램이다.


그래서일까, ‘하트시그널’을 볼 때는 마치 드라마를 감상하듯 감정이입하거나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지만, ‘나는 솔로’는 오히려 거울을 들여다보는 듯한 ‘거울 치료’의 느낌을 준다. 이 차이가 바로 대중성과 현실의 접점에 대한 힌트가 아닐까 싶다.


‘대중성’이라는 말은 누구나 쉽게 말하지만, 그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고 해석도 제각각이다. 특히 예술계에서 ‘대중성’은 예술가나 종사자들이 인식하는 것과 일반 대중이 받아들이는 것 사이에 커다란 간극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기획자나 창작자들은 때때로 ‘하트시그널’을 꿈꾸면서도, 실질적인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나는 솔로’의 시선에서 기획을 풀어야 할 필요가 있다.


더 화려하고 세련된 이미지는 우리로 하여금 꿈꾸게 하고 상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반면, 익숙하고 현실에 가까운 이미지와 이야기들은 일상에 스며들어 대중화의 동력을 만든다. 이상과 현실, 그 경계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야말로 진짜 대중성과 소통의 시작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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