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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시각과 대범한 시각]

by 김도형

예술 분야에 있으면서 특별하다고 느끼는 점 중 하나는, 섬세한 사람들과 대범한 사람들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반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은 비슷한 환경에 있는 이들과 어울리는 경우가 많다. 반면 예술계는 불안정한 구조 속에서 섬세하고 예민한 성향의 사람들과 마주하는 한편, 그와는 반대로 대범하거나 때로는 과격한 성향의 사람들도 자주 만나게 된다.


이 두 가지 성향이 예술계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각기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미친다. 섬세함은 감도를 이해하고 세밀하게 표현하는 데 필수적이며, 대범함은 자신을 집단이 아닌 독립적인 존재로 드러내고, 삶을 하나의 브랜드처럼 설계해 나갈 때 필요하다.


다만 이 두 시각은 쉽게 공존하기 어렵다. 섬세함은 디테일에 집중하는 시각이라면, 대범함은 전체를 조망하고 불필요한 가지를 과감히 쳐내는 능력에 가깝다.
그래서 섬세한 시각은 종종 작가에게, 대범한 시각은 사업가에게서 자주 발견된다. 양쪽을 모두 갖춘 사람은 작가이면서 동시에 사업가가 될 수 있는 자질을 지닌 경우라 할 수 있다.


디테일을 보되 중심을 잃지 않고, 필요할 때는 과감히 결단할 수 있는 힘,

그것이 섬세함과 대범함이 함께 존재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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