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은 과연 해답을 가지려는 시도일까?
예술 작품에는 유사한 주제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을 반영한 것이기에, 일상에서 마주하는 고민이나 감정이 자연스럽게 주제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주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너무나 다양하고, 해석조차도 종종 관객에게 맡겨진다. 그렇다면 이 작품들에 과연 해답이 있는 걸까, 문득 되묻게 된다.
예술에서 ‘해답이 있다’는 말은 어딘가 불편하게 다가온다. 예전에 어떤 인생 선배가 “정답은 없지만 해답은 있을 수 있지 않겠냐”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말처럼 정답은 없겠지만, 우리가 끝내 찾아가고자 하는 무언가가 해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예술에서 무한히 확장되고 열려 있는 해석을 마주할 때면, 오히려 해답을 거부하고 싶은 욕망이 예술에 담겨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시간’이나 ‘기억’처럼 철학적인 주제들도 예술에서는 놀라울 만큼 다양하게 다뤄진다. 그리고 많은 작품들이 해석을 관객에게 넘기며, 보는 행위 자체를 끝없는 질문으로 이끈다. 그렇다면 예술은 정말 어떤 해답을 전하려는 걸까?
아니면 예술은 단지 작가가 자기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것일까?
동일한 질문에서 나오는 각기 다른 해답은 예술의 확장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확장은 때때로, 끝없는 우주를 바라본 것처럼 우리를 작고 비루하게 만든다. 예술은 과연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고, 나는 그 속에서 무엇을 듣고 있는 걸까.
#해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