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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분야가 예술의 영역에 다다르다]

by 김도형

예술은 처음부터 완성된 형태로 존재하기도 하지만, 특정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 이들이 그 경계를 넘어설 때 우리는 그것이 예술의 영역에 다다랐다고 말하곤 한다. 오늘 소개할 인물은 바로 그런 사례다. 미국의 전설적인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영화 포스터 아티스트인 드루 스트루잔(Drew Struzan)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시각적 정체성을 확립한 인물이다. 그의 대표작에는 스타워즈, 인디아나 존스, 백 투 더 퓨처, 블레이드 러너 등 시대를 대표하는 영화들이 있다.


스트루잔의 작업은 단순한 그래픽 디자인을 넘어선다. 그는 클래식 회화적 감수성과 현대적인 드라마를 조화시키며, 극사실주의적 인물 묘사와 빛의 구성, 르네상스 회화를 연상케 하는 인물 배치 등을 통해 포스터 한 장에 영화의 감정, 서사, 분위기를 압축해냈다. 디지털 이전의 시대를 대표하는 아날로그 감성 일러스트의 정점이자, 영화보다 먼저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 시각적 예술가로 평가받는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홍보물이 아닌, 영화의 또 다른 내러티브로 작용한다.


하나의 분야가 예술로 확장되기 위해서는 본래 기능을 초월하는 무엇이 필요하다. 스트루잔의 포스터는 단순히 영화를 설명하는 도구를 넘어, 그 속의 감정과 분위기를 독립적으로 구축하는 서사로 작동했다. 이는 결국, 영화보다 앞서 관객의 감정을 이끄는 또 하나의 창작 행위였으며, 오늘날에도 수많은 디자이너와 일러스트레이터들이 그의 미학에서 영감을 얻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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