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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따른 교육의 변화]

by 김도형

이전 글에서 시대별로 기초 교육의 과목과 과정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정리한 적이 있다. 이는 단순한 교과 편성의 변화가 아니라, 각 시대가 요구하는 인간상과 사회적 기능에 따라 교육의 구조와 내용이 조정되어 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는 모든 학문의 출발점이자 이성적 사고의 근원이었기에, 철학과 수사학, 논리학, 역사와 같은 과목이 중심을 이뤘다. 그러나 화학이나 물리와 같은 고등 과학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였다. 중세로 넘어오면 종교 중심 사회의 특성상 음악과 미술, 역사 역시 신학적 목적에 종속되며, 창의성보다는 해석과 전달 능력이 중시되었다. 르네상스와 계몽주의 시기에는 인간 중심의 사고가 부각되며 인문학, 예술, 과학이 고루 중시되는 문화적 전환이 이루어졌다.


근대 산업화 이후에는 실용성과 생산성이 교육의 핵심 가치가 되었고, 물리·화학 등 실증적 과학과 수학 중심의 교육이 강화되었다. 동시에 고전 언어나 수사학 등은 점차 주변으로 밀려났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영어와 같은 실용 언어와 컴퓨터, 코딩 같은 기술적 교육이 중심에 서 있으며, 예술과 철학은 점차 교양이나 선택적 영역으로 분리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예술교육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특히 음악 분야는 과거부터 조기교육이 활발했던 대표적 분야인데, 최근에는 단순히 악기를 연주하는 기술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예컨대 기타, 드럼, 베이스 같은 악기들은 이제 단순 연주에서 나아가 MIDI(Musical Instrument Digital Interface)를 통해 디지털 사운드로 입력, 모니터링, 편집하는 과정을 포함한 작·편곡 및 프로듀싱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다. 즉, 연주자에서 창작자로, 더 나아가 하나의 음악 시스템을 총괄하는 프로듀서로의 교육적 시선 전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는 활용성과 창의적 자유를 높여주는 반면, 교육의 방향이 개인 중심으로 과도하게 치우칠 경우 공동체 안에서 배우는 사회성이나 상호 존중의 경험은 약화될 수 있다. 그룹 사운드처럼 여러 사람이 함께 의견을 조율하며 음악을 완성하던 교육적 경험이, 한 사람이 모든 것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전환되며 협업의 의미가 퇴색되는 지점은 분명 경계가 필요하다.


결국 교육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진화하지만, 그 안에서 사람이 가져야 할 근본적인 태도와 덕목은 시대를 초월해 여전히 유효하다. 새로운 기술과 교육 시스템에 열려 있어야 하되, 동시에 그 속에서 ‘사람답게 성장한다는 것’의 의미를 잃지 않도록 경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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