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입’은 종종 ‘힙하다’는 감각적인 표현과 겹쳐 쓰이며 ‘트렌드’와 혼용되지만, 그 의미와 작용 방식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하입과 트렌드는 모두 새로운 무언가를 대중 앞에 드러낸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갖지만, 지속성과 성숙 단계에서 차이를 보인다. 하입은 대중에게 빠르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단기간에 확산되는 반면, 트렌드는 시간이 지나며 검증과 적용을 거쳐 비교적 오래 지속되는 흐름을 만든다.
하입은 종종 '과장된 기대'의 정점에서 시작해 이내 실망을 낳고 빠르게 소멸하거나, 일부만 생존해 트렌드로 이어진다. 반면 트렌드는 일정한 ‘실용성’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한 후, 점진적으로 사회 전반에 자리 잡는다.
즉, 하입은 일시적인 ‘첫인상’, 트렌드는 그 이후 살아남아 자리 잡은 ‘지속 가능한 흐름’이라 할 수 있다.
하입이 단지 강렬한 노출에 그친다면 곧 사라지지만, 일정 단계를 거치며 응용되고 반복되는 경우 트렌드로 진화할 수 있다.
또한 하입은 창발적이며 전례 없는 감각을 호출하고, 기존의 흐름과는 단절된 형태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트렌드는 과거를 재해석하며 반복적으로 복귀하는 구조를 지닌다.
예술로 비유하자면, 하입은 전위적 아방가르드의 충격에 가깝고, 트렌드는 시간이 지나 대중적으로 흡수된 양식 또는 키치적 반복처럼 자리 잡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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