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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서 무엇보다 상향평준화 되어아하는 것들]

by 김도형

한국은 급격한 발전을 거듭하며 많은 분야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왔다. 빠른 속도로 인한 성장통을 겪기도 했지만, 우리는 분명 이전보다 더 나은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경제적 생존에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물질만능주의와 염세주의가 우리 내면 깊숙이 자리 잡았다. 완성된 사람보다 완성된 자산이, 더불어 사는 사회보다 개인의 안위와 과시가 먼저 추구되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문화예술 역시 본래 귀족의 문화를 평민이 모방하며 확장된 역사적 맥락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급격한 발전 속도 탓에 본질과 품격보다는 과시와 노출의 문화가 대중에게 먼저 전달되었다. 격식과 교양의 정착이 아닌 모방으로만 자리 잡아 본질적인 문화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고, 지금도 문화예술 사업들은 대중의 이해와 선택보다 강제된 환경 속에서 연명하는 모습이다.


한국인은 교육과 업무에서 세계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보여왔지만, 문화예술의 성숙도는 여전히 아쉬운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 지점이야말로 무엇보다 상향평준화가 필요한 부분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대중에게 그저 결과물을 던져주고 현혹하는 방식이 아니다.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감상할 수 있는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기초부터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깨닫고, 스스로 선택하며 영역을 확장할 수 있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우리는 이제 문화예술의 본질과 품격을 이해하고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야말로 한국 사회가 더 성숙한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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