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이라는 것은 참 신기하다. 학교 다닐 때에는 그렇게 공부가 싫었는데, 지금은 스스로 더 깊이 파고들고 싶어 안달이 난다. 가르침을 전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나는 종종 그때 공부를 안 한 이유를 이렇게 변명하곤 한다. ‘그 지식이 왜 필요한지, 내게 어떤 기쁨을 줄지를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금은 다르다. 더 깊고, 더 다양한 방식으로 배우고 있다. 유튜브를 보며 메모하고, 글로 정리하고, 좋아하는 취미가 늘어나고 그 깊이도 점점 깊어졌다. 이런 변화는 비단 나만의 경험이 아닐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을 것이다.
물론 우리는 유튜브와 SNS 알고리즘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그 덕분에 각자 한 가지 분야에 몰입하게 되었고, 그 결과 취미만 아는 수준을 넘어 준전문가가 된 사람들이 많아졌다. 늘 매체의 폐해를 이야기하다가 이렇게 칭찬하려니 낯설지만, 이 현상이 우리에게 준 무의식적인 선물은 분명하다. 더 깊고 넓어진 취향의 발현이다. 자신만의 견고한 취향이 생겼고, 그에 걸맞은 지식과 관점이 쌓였다. 전문가들은 이를 ‘집단 지성’이라고 부른다. 나는 이러한 취향의 발현이야말로 문화와 예술을 확장시키고 꽃피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접한 분야에 대한 지식과 애정이 쌓이고, 그것이 자신만의 관점과 세계로 확장된다. 그렇게 쌓인 것들이 모여야 비로소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장이 열린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취미를 아는 사람에서 그 이상으로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