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계에 있으면 누구나 ‘대중화’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를 사명처럼 여겨 평생 노력하는 사람도 있고, 오히려 예술은 대중화되지 않고 본래의 자리에서 남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나 역시 공부할수록 대중화가 정말 필요한가, 가능하기는 한가를 자주 고민하게 된다.
시간이 갈수록 대중화는 이상적이지만 현실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누구나 예술을 가까이하고 싶어하지만, 실제로 예술을 이해하고 향유하게 된 뒤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히려 그 감각을 독점하고 싶어한다. 예술을 ‘아는 자’로서 느끼는 쾌감은, 소수로 남고자 하는 욕망과 연결된다. 이 감정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예술의 대중화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한다.
예술의 대중화는 상업성과는 다른 영역이다. 대중화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예술의 의미를 전달하고, 보편적인 이해를 확산시키는 과정이다. 감상과 교육의 차원에서 가능한 일이지만, 고가의 예술품을 소유하는 영역으로는 쉽게 연결되지 않는다. 소유는 본질적으로 제한적이고, 이를 무리하게 대중화하려는 시도는 예술의 가치를 왜곡시킬 수 있다.
따라서 대중화는 ‘문화 교육의 상향 평준화’로 이해되어야 한다. 상업적인 차원에서는 ‘정보 접근의 평등성’을 말할 수 있다. 누구나 작품의 존재와 가치를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가 열려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이는 기회의 평등이지 결과의 평등은 아니다.
결론적으로, 미술의 대중화는 문화적 대중화(교육)와 상업적 대중화(정보 접근)로 나누어 이해해야 한다. 이 두 영역은 각각 별도로 접근되어야 하며, 동시에 달성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예술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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