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전화벨이 두려워졌을까?

불안을 잠재우는 나만의 방법

by 아티



전화가 오면 심장부터 벌렁거리는 나



일을 하는 동안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건 직장동료도 상사도 아닌 나 자신이었다.

아무도 나를 압박하지 않았는데도 나는 스스로를 끊임없이 압박했다.


'내일까지 할 일이 너무 많은데 과연 기간 맞춰서 잘 끝낼 수 있을까...?'


와 같은 사소한 걱정부터


'아, 아까 그렇게 말하지 말 걸... 너무 없어 보였어'

'그 사람 표정이 별로 안 좋았는데.'

'오늘 왜 이렇게 쌀쌀맞게 대하는 거지?'


이렇듯 타인의 생각을 예측하면서 생겨나는 불안들까지.

이런 생각들은 퇴근 후에도, 심지어 출근을 하지 않는 주말에도 사라지지 않고 나를 괴롭혔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마찬가지.

도대체 나는 왜 이렇게 불안한 걸까?




조교일을 시작하기 전에도 전화를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왠지 말을 하다 보면 실수할 것만 같고,

말이 꼬이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 때문에

평소에도 전화보다는 문자나 카톡을 선호한다.


하지만 일 특성상 출근만 하면 휴대폰에 불이 날 정도로 전화가 계속 걸려왔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전화만 오면 깜짝깜짝 놀랄 정도가 되고,

그냥 평범한 주변 사람들의 안부전화도 일처럼 느껴지고 답답하게 느껴졌다.


일을 그만둔 지금도 편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갑작스러운 전화나 연락을 받는 게 매우 꺼려진다.


인사이드 아웃 2에 보면 '불안이'라는 캐릭터가 나오는데 보면서 공감이 많이 되었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모습이지만 동시에 애착이 갔다.

지금 내 마음속 불안이 도 저렇게 고군분투를 하고 있겠지.




불안 이를 잠재우기 위한 나 나름의 방법들도 있다.

지금까지 했던 것 들 중 그나마 가장 효과가 있었던 건 '루틴'이다.


출퇴근 시간이 왕복 3시간~4시간 정도였는데

그때 출근 통근 버스 안에서 매일 모닝페이지를 작성했다.


우연히 줄리아 캐머런의 아티스트웨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는데

그때 알게 된 글쓰기 방법이다.


[ 내가 쓰는 모닝페이지 작성법 ]

- 3페이지를 공책에 직접 손으로 작성한다.

- 생각나는 아무 말이나 적는다.


그동안 아침에 하는 여러 가지 모닝 루틴들을 여러 가지 해봤는데(감사일기, 확언 영상 보기 등등...)

그나마 그중에서 나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가장 단순하지만 효과 있는 방법이었다.


무엇보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무의식이 흐르는 대로,

문장이 이상해도 괜찮으니까 써 내려가는 글자에 집중하면서

순간 갖고 있던 걱정들이 사라지는 경험을 하곤 했다.


처음에는 창작을 잘하고 싶어서 시작했던 것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내 불안을 잠재워주는 고마운 루틴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보면 내 마음은 항상 과거 아니면 미래에 가 있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내가 너무 불행하다고 느껴진다.


과거를 생각하면 '그땐 내가 왜 그랬지..'

미래를 생각하면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에 사로잡히는 것 같다.


그럴 때마다 글을 쓰러 오게 된다.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지금 이 글자에만 집중하게 되니까.


마치 물에 빠졌을 때 허우적 댈수록 아래로 가라앉는 것처럼

불안하지 않기 위해 하려고 하는 것들이 되려 나를 더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게 할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잊지 않으려고 한다.

평소의 루틴대로 차분히 지금 쓰고 있는 문장에만 집중해 보도록.


그렇게 매일 조금씩 써 내려가다 보면

어느 순간 뒤돌아 봤을 때

불안으로부터 꽤 멀리 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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