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의 연속성을 끊는 쌩뚱 맞음, 찰나의 재미와 대부분의 지루함, 연민 어린 동정이 아닌 거리를 두는 건조한 시선, 너무 현실적이어서 오히려 이상하고 기괴하기까지 했던 브루노 뒤몽의 영화 ‘프랑스’를 보고 잠시 맥이 빠져 버렸다.
나는 불행하게도, 성공을 하던 찌질하게 살던 (나처럼..?), 혹은 명성을 얻고 대중의 사랑을 받던 반대로 그렇지 못하던 간에 인간의 인생이란 대부분 좆같고 지루하다는,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이 핵심을 단숨에 알아차려버렸다. 어찌나 허망하던지.
그러나 슬프게도 멈추지 못한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인간은 불나방 마냥 세속적 영광을 쫓게 된다는 사실, 나 또한 그럴 것이다. 그것을 얻을 때 까지 말이다.
원하는 것을 얻고도 주인공 프랑스처럼 더 원하고 더 몰아붙일지도 모른다. 허망함에서 오는 건지, 혹은 악어의 눈물인 건지, 자신조차도 알지 못하는 그 뜻 모를 눈물을 대중의 앞에서 비장의 무기로 사용하면서까지 말이다. 인생은 그런 거다. 거대한 무대 속의 연극, 가면무도회와 같은 것. 그 사실을 받아들이면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않을 수 있게 된다.
여담이지만 이 사실을 진정으로 깨달은 사람만이 영적인 인생을 추구할 수 있는 건가? 종교계의 사람들, 그 영역의 지도자들처럼 말이다. 그들이 새삼 존경스러워 지는 오늘.
P.S 영화 속 레아 세이두는 같은 여성에게조차도 뮤즈였다. 어찌나 매혹적이던지. 나는 이 혼돈스럽고 우울한 영화를 보면서도 시종일관 레아 세이두의 화려한 의상과 감쪽같고 완벽한 메이크업, 세련된 헤어스타일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영화 내내 그녀가 보내는 공허한 눈빛마저 의상과 헤어스타일에 어우러져 쿨하고 시크하게 느껴졌다면, 난 그녀에게 완전하게 반했다고 고백하는 게 맞을 것이다. 미친 연기력은 또 어쩔.. 레아 세이두의 팬이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