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여덟

by 사포갤러리





그림에는 그리는 것 못지않게

지우는 것, 또한 중요하다.

어제

아무리해도 용서가 안된다는

고해성사를 보고나서도

외로운 걸음걸이,

불안한 복통과 떨리는 시력으로

술이 해결해 줄 수 있다는 희망만 안고

갈팡질팡 집으로 돌아오며 생각했다.

삶에는 희망 못지않게

지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사실 나는

그림은 잘 지우지만

삶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기억의 실천력은

타고난 저질이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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