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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포갤러리 Dec 29. 2021

아흔하나


Life/Watercolor on paper


동전을 세며 가계부를 쓰고

오십 번이나 이사를 했다는 베토벤.

모두가 자신의 음악을 듣지만

자신만 듣지 못하는 음악으로

신과 인간을 연결한다면서

자신의 고통을 슬퍼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새벽 추위에 더욱 굳어진 손가락 통증이나

흘리고 줍는 반복적인 붓의 이탈과

붙어 나오려하지 않는 마지막 여분의 물감을 긁어내기에 안달스런 마음고통쯤도

아주 슬프다.

당연히 나는 인간일 뿐이기에 그렇지만

인간에도 미달되는 것이 아닐까 의심스러울 때가 

종종 있다.

겨울은 

물만 얼음으로 굳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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