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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포갤러리 Dec 31. 2021

아흔둘





물감을 자꾸 산다고 그림이 잘 그려지는 것도 아니고

옷을 자꾸 산다고 겨울이 춥지 않은 것은

아니며

보고 싶어 동영상을 눈 빠지게 본다고

그리움의 갈증이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요즘 부쩍 

갈등이 많아진 것  같다.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용서해야 할지 미워하고 치워 버려야 할지

받아야 옳은지 줘야 옳은지.

예나 지금이나

조언을 주면 듣기 싫고

조언 던질 사람이 없으면 허접한 고집만으로

속시끄럽다.


나에 대한

'육교 밑에서 바람에 날아간 이후로는 본 사람이 없다.'라는 우스운 농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밥을 절약해서 몸은 가볍고

왕래가 없으니 외로운 것은 피할 도리가 없지만

가끔 '나도 끼워 줘.'라는 말도 쓰는 것을 보면

꽤나 춥긴 추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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