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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포갤러리 Jul 10. 2022

서른





그림을 그리면서 제일 많이 가진 사심은

다 때려 치우고 술이나 마시고 뒤집어져

자버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부분 붓을 들지 않고는

술을 마시지 않았던 것 같다.


마음이 극히 어두워져 두렵기까지 할 때도

그림을 그리면 뭔가 빛이 보일 것이라는,

어리석기까지한 나의 믿음은 나이가 들자

내가 어리석은 인간이라는 믿음이 자꾸 굳어지는 것이다.


몸에 박힌 총알을 지닌 채로 잘 살 수 있는 경우를

보듯이

병을 고치지 못하고

아픈 채로 사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림에 대한 믿음의 아픔은

고쳐 살고 싶다.

사랑받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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