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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포갤러리 Mar 28. 2023

여섯








예쁘지 않은 꽃이 어디 있을까?

못난 사람의 대명사 호박꽃조차.

귀가 멀어버린 음악의 신 베토벤은

너무 괴로워 자살하려 했지만

지금'베도벤 산책로'로 이름 지어진 곳을 거닐며 

신께서 베푼  자연에 감사드리고

다시 작곡에 몰두한 일은

이미 역사에 기록된 일이다.

없어진다해도 흔적도 없을 나처럼의 무명화가가

'이러다 눈이 멀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자꾸 퇴적해가는 시력을

걱정하는 것은 지금의 일이지만.

그것중요할까?

(looking)을 유발하는 봄이 왔는데 말이다.


살찐 동네 고양이 양순이도 신이 났는지

오랜만에 이곳저곳 들판을 뛰어다니고

마당에 스러져 없어진 줄만 알았던

잡초의 맹공격 자세가 제법 폼을 잡았으며

맘껏 집어보라고 봉지째 내민 과자에

손을 넣어 터질듯 잡아내는 콩알의 고사리 손이

소리를 내서 웃은 적이 없던 나의

웃음소리를 유발한다.

마음 속의 모두가 나가버린 줄 알았는데

잠에서 깨어 마구 흔들어대니

'지금(Now)의 지금(present)'

나도 신께 감사드린다.

너무

오랜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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