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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포갤러리 Sep 08. 2023

서른일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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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작가

서머셋 모엄은 여자를 싫어해서

와이프가 죽었을 때 손뻑을 치며 좋아했다는데.

결혼은 왜 했을까?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해야하기 때문에 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가벼운 무의식적 선택이었는데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로 발전하고

단 1초도 되돌릴 수가 없다.

가끔 어머니 모신 납골당에 들러보면

어린아이일수록 선택이 적었으므로

죄에 묻혀지는 일이 없어보여

안타깝지만 이 나이에 와서는 부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새벽에 출몰한 한마리 지네를 잡는데

혼비백산하여 지금까지 심장이 떨리는데

가끔 그 질기게 안죽고 꿈틀대던 지네보다 못하게

순간적으로 죽어간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도 했다.

나는 자주, 아니 매일

죽음을 떠올린다.

인간에게는 무겁고도 두려운 주제지만

가볍게 생각해야 쉽게 마칠 수 있다는 과제를

어떻게 잘 훈련해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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