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넷

by 사포갤러리






Story/Mixed media




'이상하다. 왜 안나오지?

뭘 잘못 넣었나?

아! 답답해 죽겠네'

이러던 것이

'왜 안나오지?

나오기 싫은가? 그래. 쫌 더 있어라.

내일 나와도 돼. 내일도 싫으면 모레 나와.

모레도 안나오면? 에이! 터지고 말지.'라며

나의 똥그란 배를 쓰다듬는다.

×

×

예전 같으면 주눅들어 '찍'소리 못하고

주문대로 하려고 노력하던 것이

'움직이지 말고 이마를 붙여요!'라고

퉁명스럽게 쏘아대는, 손자뻘 되는 남자

안과 간호사에게

벌떡 일어나

'이보슈. 이마를 대려면 움직여야 될 것 아닌가요?

글구 좀 친절히 말하면 안되겠소?

늙기도 서러운데...

곧 나처럼 될테니 생각 좀 해요.'하고

씩씩거리며 다시 앉는다.



전자는 마음이 여유로워진 것이고

후자는 간이 커진 것이다.

어쨋든 어제 일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상반되는 늙음의 변화가

싫지만은 않다.

아니다...

그래도 늙는 것은 외롭고 두렵다.

죽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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