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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포갤러리 Dec 10. 2023

쉰넷







..콩알들


일요일은 없는 옷에 차려 입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구색이란 것을 생각하며 예의범주에 들기 위해 꽤 노럭했다.

오늘은 필히 성당 가서 고해성사를 보리라...

거짓말을 반성하는 대목에서

준비하지 않은 금주 반성이 저절로 나왔다.

안마시려고 다짐하지만

지켜지지 않은 약속일 뿐

거짓말은 아닌데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아들식구는 바쁜지 날씨가 몹씨도 좋은 오늘

카페 놀러가자는 전화가 안왔다.

옷을 껴입고 옆동네 친구집을 기웃거리니

말만한 개 '시루'안다는 것인지

모른다는 것인지 엄청 크게 짖어댔다.


칸막이 버스정류장에 잠시 쉬면서


'답신을 깜빡한 것을 보니 별로

안기다린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 살아 있다는 것은 기적이겠죠.

행복을 보는 것이 저의 행복인데

주위가 만만치 않군요

감기조심하시고..'


라고 어제 아침 카톡 답신을 했다.

세수를 깨끗이 하고

이제 화도 나지않는 김 모여자 뇌물 유튜브를

볼 생각이다.


어찌보면

나는 꽤나 담백하다.

인간과 어울리지 않으니 분노할 일이 없고

까치울음소리는  '까악!'이 아니라

'아악!'이라는 짐작을 스스로 인정할  뿐.

해는 죽을 때까지

지고 뜨니 내게는 삶의 부침을

말없이 전달해 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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