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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포갤러리 Dec 04. 2023

쉰셋


Monochrome/Mixed media




그대들에게도 사흘이 하루같고

한달이 하루같은 엉터리 시계의 날들이 오리라..

누가 하루를 24시간.

한달을 30일이라 말했던가.

슬프지도 않고

슬픔을 잊을, 기쁜 순간들 또한

슬픔이 멎질 않는다.


나는 늘 TV에

깜짝 놀라서 입을 벌리고 보는 일과

깜짝 놀라지 않으려고 입을 벌리고 보는

일이 있다.

전자는 내가

한 개도 채 못먹는 라면을 20개나 먹어대는 먹방이고

후자는 얼마전 처음 해외여행을 갔을 때 이웃집 놀러가는 기분을 준 테마기행 프로그램이다.


8년이나 흘렀지만

하느님 방망이에 뒤통수를 쎄게 맞은 이후로

놀랄 일이 없었건만 보면서 내 배가 터지는 일과

두 발 놀림없이 문명을 보는 일은 기적이다.

그렇게 놀람을 갖고 놀면

내가 세상을 하직하는 그 날도

덤덤하게 웃으며

'안녕!'할 수 있으리라.

웃는 마지막은

엄청난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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