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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일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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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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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Mixed Media
그대가 떠나가고
황당한 시간이 10년쯤 흘렀어.
.
.
그런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황당함도
늙어가더군.
.
.
몸도 마음도 삭아서
입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딱히 떠오르지 않으며
일상적이던 것들도
'아쿠!'
'엇쿠!'
놀라기 일쑤이고
거리의 상점들을 지나치면서 굽은 내 그림자가
비칠세라 쏜살같이 달아난다.
겪어보니
갑자기 끊어진 인연은 뼈저리더군.
나도 그처럼 끊어볼까 생각도 많이 했지만
이젠
어디까지 늙을까 견뎌 보려해.
한 해가 열리고
또 주절주절 삶의 시비에 시달리겠지.
그대가 부럽다...
한 다리만 건너면 같이 갈 수도 있겠지만
부디 후에 만나더라도 우리는 아는 체 하지 말자.
질긴 인연은
악연이 될 수도 있어.
여기서는
그런 것들을 많이 보고 있어...
사람과 사람 사이는 쉬울 수가 없지.
신과 인간 사이라면 몰라도.
keyword
그대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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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pho-Gallery since 2013 Sappho는 고대 그리스 시대 최초의 여류 서정 시인. 사포갤러리에서 글과 그림에 몰두하는 무명화가. 개인전시 3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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