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사람이 게으른 것은
그야말로 오래도록 그 자리에 방치된 사물처럼 눈에 익어
그것에 대한 사람들의 판단조차 게으르지만.
하루 25시간 쪼개어 살던 사람이
세월의 부침에 자신도 반신반의 게을러지면
정신 이상보다 더 심각한 질병으로
더러운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나는 나다...
내 학위는 마시는 술이다.
만일 과거의 내가 현명했었다면
이제부터는 허물없는 뱃놀이처럼
떠가는 것이 내게 남은 자막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전부이고
그것이 끝이다.
달군 쇠가 그 뜨거운 몸부림에 단단해졌으며
그다음 차례는
의식보다 식어져 버려 쓸데없이 더 단단해져 버림은
삶의 절차 같은 것이 아닐까?
사람은
변한 것이 아니라
변하고 싶을 때가 오는 것 같다.
나는 이렇게 살아 있고
그는 벌써 떠나 버려...
한 해의 마지막에 혼자 서 보니
그 한 해 전의 삶이 자리마다 애잔해서
견딜 수가 없다.
아마도
삶과 죽음은
이란성 쌍둥이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