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마시는 소주에
아들이 선물로 받았던 빼빼로를 뜯어 안주로 곁들이니
아주 특이한 어울림이다.
2016의 첫출발은 이렇게 시작했다.
아무리 좋은 출발을 애썼어도
끝내 그것은 포장되었던 것처럼 속내를 드러내기 일쑤니까...
나는 이제 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다.
3년 전 목숨을 마친 아주 친한 언니의 유품을 정리하다
언니가 그린 나의 초상화가 있더라는 소식을 형부에게서 받았다.
형부는 3년이 지난 지금에야 언니의 화실을 정리했다니
나처럼의 그 슬픔을 충분히 이해한다.
격의 없는 술친구인 언니와 나는
술만 취하면
화가들 사이에 너무 흔하게 말 선상에 놓여 있는 고흐 얘길
빼먹지 않았다.
고흐의 위대한 열정에서부터
나는 내 해바라기가 고흐보다 더 진지하다는 얘기.
고흐는 시대적 배경을 잘 타고났다는 얘기.
그리고 우리가 왜 고흐처럼 천재적 화가가 못되었는가... 하는 얘기.
고흐는 그야말로 우리 마음대로의 술안주가 되었던 셈이다.
내가 대상을 받았을 때
아무도 '축하한다."말을 서둘러하지 않았는데
가장 경쟁상대였던 언니가 '아구, 내가 한발 늦었네.'로
격의 없이 축하했었다.
그리고 몇십 년 우린 정말 좋은 그림 친구로 오랜 세월을 보냈는데.
언니도, 나의 그 사람도...
나는 3년 사이에
내 그림세계에서 친구도, 버팀목도 다 잃고 말았다.
이제부터 눈물을 절대 들키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면 앞이 보이지 않지만
차라리 불분명한 시야는
분명한 뇌리로 정신 차려 보기에 좋은 조건이 될 것이기에.
세상이 정말 살기에 좋은 공중이라면
내게도 따뜻한 연필을 한 번쯤은 쥐어 주리라 생각한다.
Happy New Year!!
영원한 나의 멘털리티 속 사람들.
행복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