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욕심이 생기질 않는 요즈음의 내가
난 참 좋게 느껴진다.
살다 보니
의외의 욕심.
의외의 미움으로 괴로운 일이 한 두 번 아니었다.
겨울의 따뜻한 볕을 쬐면서 계단에 앉아 있노라니...
맨날 우리 마당에서 배변하는 도둑 고양이나
아랫집 멍청한 털복숭이 똥개가 이유도 없이 내 앞에서
허스키한 소리로 가랑대는 것도
웃으며 바라보게 된다.
살면서 가치를 두는 일에는
재치가 있을 수 없다.
위장을 잘라내니
술이 바로 대장에서 감겨
마약보다 더 좋더라는
어느 신부님의 말씀도 솔직해서 따뜻하게 들린다.
겨울이 깊어져 가고
수북한 지난 날을 생각하니
오랜만에 행복하다.
추억은 어디서나 마시는 술처럼
편안함과 푸근함과
초조하게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아 좋다.
고독처럼...
그렇다고
심히 고독하다는 것은 아니다.